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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이 나다, 내가 야곱이다

예림의집 2019. 10. 4. 14:50

야곱이 나다, 내가 야곱이다


성경은 한 사람의 인생을 통해 하나님을 드러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를 '계시'라고 합니다. 이 계시는 하나님이 타락한 세상을 구원하시는 과정 가운데 등장하는 모든 개인과 공동체의 역사를 통해 하나님의 이야기로 나타납니다. 성경에 자신을 드러내신 그 하나님은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처럼 우리의 삶을 통해서도 자신을 드러내기 원하십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이 만난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고, 내가 만난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만나신 그 하나님이 됩니다.

성경을 묵상하다 보면 관계에 어려움을 겪을 때가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때입니다. 성경 인물 중에 관계의 어려움을 가장 많이 겪은 사람은 야곱이 아닐까 싶습니다. 야곱은 형 에서와 태중에서부터 다투기 시작하여 장자권을 놓고 싸웠고, 외삼촌 라반과는 소유재산 분쟁을 하고, 자식들과는 편애로 인해 크나큰 아픔과 슬픔을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자신의 연약함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의 계시를 드러낸 출중한 인물 또한 야곱입니다. 하나님은 그의 연약함마저 사용하셔서 당신의 언약을 이루시고 자신을 나타내셨습니다. 한 사람의 삶을 묵상하는 것은 그 사람의 연약함을 묵상하는 것입니다. 연약함은 그 사람의 본성에 속합니다. 야곱의 경우, 속이는 자입니다. 그가 장자권을 놓고 아버지 이삭을 속이는 이야기를 묵상하는 과정에서 그의 본성에 나의 본성이 겹쳐 보입니다.

"내 아들아 넥 누구냐?" 묻는 아버지 앞에 나아가 자기를 감추고 능청스럽게 "나는 아버지의 맏아들 에서로소이다"라고 답합니다(창세기 27:18,19). 첫 번째 거짓말입니다. 야곱의 두 번째 거짓말은 사냥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사냥을 하러 났다 돌아와서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온 시간이 빠른데 놀란 이삭이 "어떻게 이같이 속히 잡았느냐?"라고 묻자, 야곱은 "아버지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나로 순조롭게 만나게 하셨음이니이다"라고 합니다(창세기 27:20). 두 번째 거짓말입니다. 아버지를 속이기 위해 이젠 하나님마저 끌어들입니다.

이어서 계속 의심하는 아버지 이삭은 다시 야곱에게 에서가 맞는지 직접 만져 보겠다며 가까이 오라고 합니다. 야곱은 염소 새끼 가죽으로 위장한 채 이삭이ㅔ게 나아갑니다. 세 번째 거짓말입니다. 결국 이삭은 야곱을 에서와 구분하지 못하고 "음성은 야곱의 음성이나 손은 에서의 손이로다"하며 의아해 합니다. 그리고 축복하기 바로 직전에 마지막으로 묻습니다. "네가 참 내 아들 에서냐?" 이 최후의 질문에도 야곱은 추호도 머뭇거리지 않고 답합니다. "그러하니이다." 네 번째 거짓말입니다.

한자리에서, 그것도 연속해서 네 번이나 상대를 속였다는 것은 갈 데까지 갔다는 의미입니다. 그 집요하고 간악한 인간성이 지겹고 두렵습니다. 내 삶에는 내 인간적 본성이 드러납니다. "응, 교회에서 기도 중이다"라고 말하지만 실상은 축구를 시청합니다. "응, 곧 갈게" 해놓고 한두 시간은 쉽사리 늦습니다. 마음에는 원이되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 거짓말은 곧잘 튀어나옵니다. 교인들에게 남을 속이지 말라고 가르쳐야 할 목사가 말입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부교역자들에게는 성경 다 읽어 왔냐고 물으면서 정작 읽지 않는 담임목사는 태연합니다. 야곱이 나이고, 내가 야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