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사랑초 당신

나의 아내

예림의집 2018. 10. 31. 15:05

나의 아내

 

나에게도 아내가 있어서 좋다.

쌀쌀한 가을밤 끝까지 활짝 피어 줄

그 꽃잎처럼 말이다.

너를 꼬옥 안으면

너의 마음이 나에게 전이되어

너의 쓸쓸함과 힘겨움과 한숨조차

나에게로 밀려와 스며든다.

나는 직장에 나가 돈을 벌어오고

너는 밥을 지어주고,

내 목에 넥타이를 매어주며,

내 서제를 치워놓고 기다리는 아내

깔끔한 아내를 볼 수 있었을 텐데..

나의 길은 너무나 협착하고 불편하여

너 또한 그 길을 걷고 있다.

한량 끼 많은 내가

시를 쓸 때나

소파에서 신문을 보고 있을 때에

살며시 내가 좋아하는 메밀차를

끓여다 주는,

그래서 매일 

나의 마음의 거울을 닦아주고

늘 나를 동경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어쩌면 불평등한 부부의 꿈은

이미 놓쳐버린 지나간 꿈이 되었다.

다만 지금 바라는 것은,

아직 눈에 보이지 않는 

소소한 행복들을 찾아

너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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