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학·총신신대원/목회신학

들어가는 말

예림의집 2018. 6. 3. 19:06

들어가는 말


사람은 누구나 평생을 살아가면서 두 가지 물음에 분명한 대답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첫째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이고, 두 번째는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라는 물음입니다. 평생동안 '나는 누구인가?'라는 자기 정체성에 대해서 무관심한 사람이 있다면 그는 이성적인 인간은 아닙니다. 또한 내가 무엇을 위해 사는가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없는 지도자가 될 가격이 없습니다.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은 '나는 사람이다.'라는 자기의 정체성과 '나는 이 일을 위해 산다.'라는 가치관을 밝힐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이 자기 정체성을 발견하고, 나는 이것을 위해 산다는 가치관이 확립되면 그 때부터 지도자의 자격을 갖추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목회자가 되는 것과 세상의 지도자가 되는 길은 그 출발점이 다릅니다. 세상의 지도자는 자신의 철학과 사상에 기초하여 가치관을 선택합니다. 그래서 직업을 선택할 때도 의사가 되고 싶은 사람은 의학공부를 하고, 법조인이 되고 싶은 사람은 법학공부를 하고, 정치인이 되고 싶은 사람은 정치학을, 기업인이 되고 싶은 사람은 경제학을 공부합니다. 이는 모두 자신의 선택에 의해서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목회자가 되는 것은 자신의 선택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부르심에서 출발합니다. 바울도 자신의 소명에 대해 "사람들에게서 난 것도 아니요 사람으로 말미암은 것도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와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하나님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도 된 바울은"(갈라디아서 1:1)이라고 하였습니다. 

또 그는 "내 어머니의 태로부터 나를 택정하시고 그의 은혜로 나를 부르신 이가(갈 1:16, 개정) 그의 아들을 이방에 전하기 위하여 그를 내 속에 나타내시기를 기뻐하셨을 때에"(갈라디아서 1:15)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소명의 동기는 자신이나 어떤 기관이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 자진이 아니라 강요입니다. 고로 하나님의 부르심은 성직의 발단이요 헌신의 기초입니다. 이것이 목회자의 소명과 세상의 직업과 다른 점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는 모든 것에 앞서 소명의식이 분명해야 합니다. 자신이 영적 지도자가 된 것은 자천에 의함도 아니요, 사람이 세운 것도 아니요, 하나님이 세우신 것입니다. 하나님이 나를 불러 세우셨다는 소명의식은 헌신생활의 기초가 되며, 목회자의 지도력의 원동력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