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유죄
지금 사랑하지 않는자, 모두 유죄
나는 하때
나 자신에 대한
지독한 보호본능에 시달렸습니다.
사랑을 할 땐 더욱 더 그랬어요.
사랑을 하면서도
나 자신이 빠져나갈 틈을
여지없이 만들었던 것입니다.
죽도록 사랑한다거나,
영원히 사랑한다거나,
미치도록 그립다는 말은
결코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사랑은 쉽게 변질되는
방부제를 넣지 않은 빵고 같고,
늙은 노인의 하루처럼 지루했습니다.
죽도록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살만큼만 사랑했고
책임질 수 없는 망를 하지 않기 위해
진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제 나이를 먹고,
당신을 사랑하다보니
나의 그러했던 지난날의 행동이
모두 유죄인 것을 알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