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사랑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닐텐데..
난 당신을 사랑하면서,
당신 앞에 심한 부끄러움을
느끼곤 합니다.
말로만 하는 사랑인거 같아서요.
빈 주머니를 내 놓는듯한
당신에게 아무 것도 주지 못하는
그런 사랑인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지난 가을 낙엽이 떨어지고,
세찬 바람이 불고,
마침내 겨울 눈이 내리는
많은 시간 동안
난 당신에게 어떤 사람이었는지요.
사랑한단 말만
되풀이 한 것 같아 부끄럽네요.
어제의 당신의 전화 목소리...
어쩌면 우리는 막다른 골목에서
한줄기 사선 위를 걷고 있는듯
위태위태 합니다.
어쩌면,
당신은 내 삶의 끝자락을
움켜잡고 주저 앉아
살려달라고, 살고싶다고,
너무 힘들다고 외치는 것 같아
더욱 미안하고, 더욱 아파요.
왜 주님은 당신을 내게로 보내시고,
당신의 필요를 채워주지 못하는
존재로 만드셨을까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당신을 사랑합니다.
가진 것 없지만, 그 모든 것 받쳐
당신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