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나름 맛있게 만들어낸 물 냉면 한그릇.
아내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며
엄지척!
냉장고 열어 온갖 맛깔란 굴물들을
뒤섞어 만들어낸 냉면 국물
어쩌면 그것이 세상살이 아닐까?
아픈도, 슬픔도, 기쁨도, 외로움도
모두 얼버무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살이 일터.
자줏빛 육수는 노을빛처럼 비치고,
옥색의 가루가 눈꽃처럼 흩어진다.
벌컥벌컥 들이마시니
그 맛이 입속에서 살아나고
오이며, 잣이며, 열무며...
감칠맛 나는 건더기들이 톡톡
내 입속에서 터져나온다.
올 여름을 안녕하며...
어쩌면 낮에 먹은 고등어 별미보다,
네 마음을 더욱 시원하게 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