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만을 이기는 길-겸손을 향하여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눅 14:11." 베네딕투스는 이 마씀을 인용하면서, 하나님은 겸손한 자를 가까이하시고 하늘에 이르게 하신다고 가르치며 수도사들에게 그 무엇보다 겸손해야 할 것을 역설했다. 교회는 겸손이야말로 싡가 지녀야 할 최고의 덕이라고 가르쳤고, 아우구스티누스 역시 첫째도 겸손, 둘째도 겸손이라고 말했다.
단테는 연옥에서 교만한 자들이 모여 있는 곳을 지나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천사의 노래를 들었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라는 가사의 노래였다. 교만과 대응을 이루는 겸손은 다름 아닌 마음이 가난하고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겸손은 '하심(下心)'이라 칭하는 불교 역시, 겸손을 마음을 낮추는 것으로 본다. 불교 신자들은 하심을 위해 먼저 삼천배를 시작하는데, 몸을 바닥에 바짝 붙임으로써 마음을 낮게 하려는 것이다. 예수님은 직접 자신을 가리켜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겸손하니(마 11:29)"라고 하셨는데, 여기서 쓰인 "겸손하니"라는 말의 헬라어 '타페이노스'는 마음이 낮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진정으로 마음을 낮추기 위해서는 부단히 의식해야 할 것이 있다.
첫째, 인간은 하나님이 찬조한 피조물이며 하나님이 자비를 베푸시지 않으면 심판을 피할 수 없는 죄인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스라엘 백성이 율법을 손목에 매달아 놓고 읽었던 것과 같이 우리는 그 사실을 늘 마음에 새기고 상기해야 한다. 자신에게 뭔가 탁월한 것이 있다면 그 영광은 우리 것이 아니라 그것의 원 주인이신 하나님께 있다. 그리고 시편 기자가 고백하듯이, 하나님이 지혜를 거두시면 우리는 우매무진한 존재가 될 수밖에 없고, 하나님이 우리를 멀리 하시면 우리는 망할 수밖에 없다.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우리는 "짐승"과 같은 존재일 뿐이다(시 73:22-23). 이런 의식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잣니이 가진 어떤 선한 것 때문에 남을 업신여기거나 감히 자기를 높이려는 태도를 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은 하나님이 맡기신 일을 행한 후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그 일을 할 수 있게 해주심을 감사함으로써 스스로 무익한 종임을 고백할 수 있다.
둘째,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고 낮은 자리를 찾아 앉도록 의지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자신의 정직한 실체를 때닫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석을 피하고 뒷자리에 앉으려는 실제적 행동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생가이 행동을 낳지만 때로는 행동이 의식을 낳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셨지만 인간의 몸을 입고 말구유에서 태어나셨다. 몸을 낮춰 제자들의 발을 직접 씻으셨고, 나귀를 타고 입성하셨고, 십자가를 지셨다. 바울은 예수님의 겸손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빌 2:6-9)." 삶 속에서 실제로 자신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박수받는 자리를 되도록 피하다 보면, 조금씩 어깨에 힘이 빠지고 허리가 유연해져 더 숙이게 되고 입에서 부드러운 말이 나오고 손과 발은 다른 사람을 섬기는 데 더 빨라질 것이다.
자신을 낮추면 하나님이 높이신다. 하나님은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을 다시 일으키시고 만물을 다스리는 주로 세우셨다.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높여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사(빌 2:9)." 예수님은 공생애 기간에 "누구든지 첫째가 되고자 하면 뭇사람의 긑이 되며 뭇삶을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리라(막 9:35)"고 말씀하셨고, 또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눅 14:11)." 라고 가르치셨다. 그러나 겸손이 주는 값진 보상은 하나님이 약속하신 평안이다. 겸손은 하나님을 의지하는 마음을 창조하고, 우리로 하여금 마치 엄마 품에 안긴 젖 땐 아이 같은 평안을 누리게 한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이 주시는 최고의 복이다(시 1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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