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에게 바라는 것은? 성도들이 목사에게 바라는 것은 딱 한 가지
지도해 주는 사람이 없으니
한국교회 성도들은 말씀을 갈망하다가 이단의 밥이 된다. 그것의 책임은 목사에게 있다. 목사가(성경교사)가 성경도 모르면서 은사주의나 말세주의에 빠져서 성도들에게 성경 말씀을 올바로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게 들린 한국교회의 부름은 빌립이 광야에서 만났던 간다게의 내시의 것이다. “나를 지도하여 주는 사람이 없으니, 내가 어떻게 깨달을 수 있겠습니까?”(행 8:31) 그의 손에는 이사야 53장이 들려 있다. 몇 번을 읽어도 여기서 말하는 종이 누구인지를 모르겠다. 그 자신인지, 다른 누구인지. 그리고 그 종이 한 사람인지, 여럿인지. 도통 몰라서 고개를 갸우뚱하는데, 성령의 인도를 받은 빌립이 다가와 묻는다. 읽는 것을 깨닫느뇨? 그때 한 말이다.
실은 오늘 부산 장신대의 독서 동아리의 강의 초대를 받고 다녀왔다. 6명이 모였다. 1-2학년이 많아 왜 신학교에 왔는지, 공부하는 것이 어떤지를 물었다. 아마 나이기에, 오늘 주제가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뭘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겠단다. 신학교 와서 공부하고 싶은데, 책 좀 읽고 싶은데, 어찌할 바를 모르겠단다. 책에 미치게 된, 책을 쓰게 된, 내 삶의 이야기를 길게 들려주었다. 그리고 말미에는 책 읽는 법과 서평(독서감상문) 쓰는 법을 간단하게 일러주었다.
밤늦게 돌아와 펼친 신문에 공부깨나 한 이들도 막상 독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는 논설위원의 칼럼을 읽었다. 입시 위주의 공부를 하다 보니, 책 한권 제대로 즐기며 읽지 못하고, 글 한 줄 온전히 쓰기 버겁다. 이게 우리 현실이다.
교회는 또 어떤가? 1년 1독이나 매일 묵상하는 이가 극히 드물다. 목사들도 성경을 의외로 안 읽는다. 그렇다고 교인들도 다르지 않다. 하루하루 살기 바빠서 성경을 펼쳐 보지도 못한 채 주일날 교회에 온다. 사실, 나는 나를 향한 부름은 그들이 아니다. 성경도 안 읽고 교회 다니는 이들은 간다게의 내시처럼 묻지도 않는다. 읽지 않으면 묻지 않는다. 물어야 읽는다. 읽으니까 묻는 거다. 그리고 그들에게 내가 할 일은 빌립이 그랬던 것처럼, 그가 읽는 것에서 시작해서 예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공자가 말한 것처럼, 어찌할까, 어찌할까, 라며 애타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가르쳐주어도 듣지 않고 들어도 그의 것이 안 된다.
그리고 성도들이 목사에게 바라는 것은 내가 보기에 딱 한 가지다. “설교 시간에 다른 것은 몰라도 제발 성경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물론, 그렇게 말하는 성도들이 모두 간다게의 내시처럼, 베레아 사람들처럼 열심히 읽으면서 묻는 것인지, 자신을 대신해서 목사가 해 주었으면 좋겠는지, 그 내심을 내가 어찌 알라만은(둘 다라고 보는 게 정확할 것이다.) 어찌되었건, 목사의 할 일은 그것이다. 성경을 제대로 가르치는 것, 성경 읽는 법을 설명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성서와 독서를 지도해 주는 것이 목사가 해야 할 일이다. ------------------------------------------------------ 이상규 “신학 없는 교회가 신비주의 빠지게 해”
“한국교회의 문제는 교회지도자들의 도덕적 윤리의식의 부재에서 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도자들이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 이것은 교회공동체의 영적 권위를 회복을 위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다.”
미래목회포럼(대표 오정호 목사)이 지난 10월 11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개최한 ‘종교개혁 496주년 기념포럼’에서 이상규 교수(고신대 부총장)는 교회지도자들의 각성을 교회개혁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종교개혁과 한국교회의 갱신’이라는 논문에서 종교개혁의 원인을 인적요인과 외적요인을 구분한 이상규 교수는, 성직교육의 부재와 성직자 양산을 인적요인으로, 권력에 대한 야망과 부에 대한 욕망을 외적요인으로 분석했다.
이 교수는 “16세기에 일어난 교회개혁운동은 ‘종교개혁’이기보다 ‘교회개혁’이라는 말이 더 정확하다”며 “개혁자들의 가장 큰 관심은 하나님의 교회였고, 하나님의 참된 교회 건설은 그들의 일관된 개혁정신이었다”고 강조했다.
당시 종교개혁자들의 중요 관심사가 바로 ‘말씀회복’이었음을 강조한 이 교수는 “이것은 새로운 교회관의 핵심이었다. 개혁자들은 교회갱신의 핵심을 말씀의 권위 회복에 두었고, 설교를 통해 실현하고자 하였다”고 했다.
“종교개혁은 단순히 교리적인 개혁운동만이 아니라 영적부흥운동의 성격이 있었기 때문에 교리적인 개혁이 영적 쇄신운동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념화 혹은 이데올로기화되기 쉽고, 반대로 영적 쇄신운동이 건전한 교리적 기초를 지니지 못하면 신비주의적 혹은 주관주의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특히 이 교수는 이상적인 교회개혁에 대해 “교리적 개혁과 영적 부흥의 성격을 동시에 지녀야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성장’이라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신앙적, 교회적 삶의 영역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그것에 절대적 가치를 두면 다른 측면이 경시되는데 그 결과 수적인 ‘성장’의 불균형이 왔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한 ‘신학 없는 교회’, ‘교회 없는 신학’은 교회이 목회자 개인의 주관주의와 신비주의에 빠지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이어서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교회 지도자들의 윤리의식의 부재라고 지적했다. 지도자들의 윤리의식의 문제는 계도적 기능 상실, 기독교적 가치 실현을 막게 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교회를 개혁하는 최선의 길은 목회자의 의식이 달라져야 하는 것이고, 교회지도자들이 도덕적, 윤리적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며 “지금 한국교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교회 공동체에 마땅히 있어야 하는 영적 권위를 회복하는 일이고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자성이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 앞서 ‘교회와 사회를 개혁한 16세기 스위스 취리히 종교개혁’의 주제발표를 한 임희국 교수(장신대)는 16세기 스위스 취리히 종교개혁이 시작된 배경과, 함께 추진된 사회변혁, 그리고 쯔빙글리의 사회윤리를 살펴보고, “한국교회는 성경의 기반 위에 세워진 전통인 교회의 공공성과 교회의 사회 공적책임을 계승하는 연합운동이 더욱 강화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교회가 지역사회 현장 속으로 깊이 들어가서, 그리스도의 사랑이 교회 밖 이웃에게 복음의 능력으로 드러나고 이와 함께 하나님 나라가 세상 속에서 증언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종교개혁과 종교의 사회적 역할’을 주제로 논문을 발표한 김성건 교수(청주 서원대)는 “종교는 개인적 수준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적 수준에서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며 “종교와 사회의 연관을 중시하는 종교사회학적 관점을 따를 경우 종교의 사회적 기능은 대체로 △사회에 연대감과 일체감을 제공하는 사회통합 기능 △사회를 변화시키는 진보적 기능 △사람들의 일탈행위를 방지하는 사회통제 기능을 갖는다”고 분석했다. 한국교회의 성직자들은 ‘사회정의’에 대한 성서적 강조를 지금까지 보다 한층 더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한편, 오정호 미래목회포럼 대표(새로남교회)는 이날 환영사에서 “종교개혁의 달을 맞아 종교개혁자들의 개혁정신을 오늘에 되살리며, 한국교회의 개혁운동을 확산하기 위한 포럼에 동역자님들과 함께 개혁신앙, 개혁교회의 불씨를 되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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