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화교 네트워크를 진정으로 원하고 있나?
화교 네트워크에 대해서는《중국을주께로》2004년 봄호(통권 제85)에 실린「중국 선교를 위한 국내외 화교교회와의 효과적인 협력방안」이라는 제목의 글이 있다. 2009년을 전망한다 해도 내용은 대동소이할 것이다. 그 때에 언급한 협력방안들이 아직도 필요한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주제에 대해서는 과거의 글이지만 본인의 이전 글을 다시 한 번 참고해 주기 바라고, 오늘은 다른 방향에서 이 주제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먼저 한국교회가 중국선교를 하는데, 국내외 화교교회들을 동역자의 위상으로 어느 정도까지 생각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내게 주어진 원고의 주제로는 화교교회와의 네트워크를 전제로 의뢰해온 것이라 생각하는데, 주체가 별 관심도 없는데 네트워크가 이뤄지기는 힘들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한국교회는 교단별 혹은 개 교회별로 선교가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한국교회가 화교교회와 네트워크를 이루고자 할 때, 어느 정도까지 동역 및 협력하고자 하는지 먼저 그것이 궁금한 것이다. 이후에 라도 한국교회에서 중국선교를 할 때, 참고하고 적극 생각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아래에 몇 가지를 언급하고자 한다.
한국화교교회의 네트워크
한국교회가 화교교회와 손잡고 중국선교를 한다면 먼저 화교교회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기를 바란다. 상식적으로도 서로 모르는 사람과 동역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더군다나 선교동역을 하고자 할 때는 더욱 적극적인 쌍방의 이해가 필요하다. 이에 먼저 화교교회간 네트워크를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에도 화교교회가 있고, 중국과 대만을 제외한 해외 여러 나라에도 중국인과 중국인교회 즉 화교교회는 있다. 한국에는 전통적 의미의 화교교회가 일곱 군데 있다. 여기서 전통적이라 함은 1992년 한중수교이후 세워진 교회가 아닌, 1949년 중국 공산화이후 한국에서 중국에 귀국하지 못한 중국인과 그 후손들이 지켜온 교회를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서울에 있는 旅韓中華基督敎 漢城敎會는 1912년에 세워져 이제 2012년에 100주년을 앞두고 있다. 이외에 영등포, 인천, 수원, 군산, 대구, 부산에 역사 깊은 화교교회들이 있다. 이 교회들은 중국인과 당시 한국에 있던 서양선교사들이 함께 동역하여 세운 교회들이다.
한국내 일곱 화교교회들은 旅韓中華基督敎聯合會와 (재)中華基督敎維持財團에 소속되어 서로 동역하고 있다. 특히 (재)中華基督敎維持財團은 한국교회 초창기 중국선교사이신 방지일 목사님을 비롯한 한국의 원로목사님 4분과 화교교회측 3분의 목회자가 함께 이사로 섬기고 있어서, 오래전부터 한?중 동역이 실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분야이다. 계속해서 국내 화교교회는 이외에도 한국교회와 점차 동역의 분야가 확장되기를 바라고 있다.
외형상 국내 화교교회는 한국교회보다 무척 약한 상태에 있어, 우리와 동역하고자 하는 한국교회는 진정으로 하나님의 마음을 품지 않고는 서로 동역하기 어려울 것이다. 현재 일곱 화교교회 가운데에는 목자가 없는 교회도 있고, 세월이 지날수록 전통적 의미의 화교들이 감소되어 각 교회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이 일곱교회들은 서로를 세워주기 위해 정기적인 사역자 모임을 해오고 있고, 2009년 여름에는 연합수련회도 계획하고 있다. 때로는 해외 중국인교회에서 한국에 와서 원정지원을 하는 경우도 있다. 지방에 있는 화교교회들을 통해서 추석이나 설날 명절에 그 지역 중국인 노동자 초청집회를 하거나, 화교교회의 어린이 여름성경학교를 지원하는 등 부분적으로 한국의 화교교회는 해외의 중국인교회와 연합사역을 해오고 있다.
또한 한국 화교교회에서 해외로 나가는 경우도 있는데, 대표적으로 5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世界華人福音會議’에 참여하는 것이다.「世界華人福音會議(약칭 華福會)」는 1974년 홍콩에서 창립되어, 1976년 홍콩에서 제1회 華福會를 거행한 후 5년에 한번씩 전세계에 흩어져있는 중국인(화교) 그리스도인들이 모이는 대회이다. 홍콩에서 제1회를 마친 이후 지금까지 싱가폴, 타이뻬이, 마닐라, 홍콩, 쿠알라룸푸르에서 차례로 거행하였다. 제7회 華福會는 2006년 마카오에서 2007년 중국선교 20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하였다. 이는 로잔회의에 참석한 王永信 목사의 제창으로 세워진 회의로써, ‘전세계 중국인교회의 로잔회의’라고 말할 수 있는 대규모 집회이다.「世界華人福音事工聯絡中心(약칭 世界華福中心)」은 바로 이 華福會의 모든 행정을 맡고 있는 기구로써, 세계에 흩어져있는 많은 화교교회들은 이 단체를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5년에 한번 있는 이 회의를 준비할 뿐 아니라, 해외 화교권 교회들과의 협력을 연구·모색하고, 각 지역 화교교회들에게 문서사역 출판물 <今日華人敎會>?<敎牧分享> 등을 제공하고, 각 교회에 사역자 연결, 세미나 인도, 교육 등의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재미 화교들이 세운 ‘華傳會’라는 세계선교기구도 있다. 어느 사이판 선교사의 소개로 ‘華傳會’와 한국교회가 연합하여 수원세계선교신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는 한국에서 중국인 사역자를 양성하기 위해 중국 그리스도인들이 온전히 훈련받을 수 있도록, 한국교회에서는 재정과 기타 운영에 필요한 것을 지원하고, 화교측인 ‘華傳會’에서는 강사진을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여러 지역에서 온 해외화교 사역자들이 단기간내 집중코스로 학생들을 교육해오고 있다.
화교교회의 공간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복음선교회도 한국교회의 화교교회와의 동역의 한 모델이다. 선교회의 공간이 화교교회 안에 있고, 대표가 화교이며, 선교사?강사진?스탭 및 동역자와 후원자가 한국인과 중국인으로 함께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중국복음선교회는 한국에서 초창기 중국선교를 인도한 단체로 지금까지 중국선교의 현장을 떠나지 않고 있다.
이상으로 국내 화교교회와 해외 화교교회 그리고 한국교회와의 네트워크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았다.
한국교회가 화교 네트워크와 동역하고자 할 때
중국선교를 하고자 하는 한국교회는 먼저 아무래도 한국에서 여러모로 어려운 점이 있을 수 밖에 없는 화교교회와 중국인교회들의 부족한 부분을 찾아 동역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라고 건의하고 싶다. 한국에서 중국선교를 시작할 수 있는 좋은 기지가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이제 한 걸음 더 들어가 화교교회를 이루고 있는 중국인들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어느 곳에 있는 화교교회이든지 만나는 사람은 중국인들이다. 한국교회는 얼마나 중국과 중국인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중국은 워낙 인구도 많지만, 역사와 문화 그리고 해외에 거주하는 화교들의 배경이 각각 다르므로 화교 네트워크와 동역하고자 하는 한국교회에서는 사전에 이들에 대한 이해를 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별히 한국화교들의 과거의 삶은 한국인들의 상상 이상으로 지난한 세월이었다. 한국정부의 정책적인 차별과 한국인들의 의식적인 차별에 시달려온 오랜 세월로 인해 전통적인 의미의 한국화교들은 사실상 어느 정도 한국에 대해 ‘벽’을 가지고 있다. 이 벽을 넘어서 화교사회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자 할 때, 한국교회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
한국화교와 한국사회의 이질적인 감정은 현대사 초기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양국은 역사적으로 지정학적으로 각각 민족 이기적인 감정을 품어온 지 오래다. 그러한 민족적 감정이 한국에서 약자의 입장에 있었던 화교들에게 경제정책과 더불어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 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 안에서 형제 자매된 우리들은 이 민족적 감정도 극복해야만 진정한 이해와 사랑에서 출발한 동역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한국인은 ‘급하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중국인과 비교한다면 그 말은 거짓이 아닐 것이다. 급한 사람 쪽에서는 상대방을 느리다고 함부로 규정짓기 쉬운데, 한국교회가 화교권 네트워크와 관계를 맺고자 할 때 주의할 일이다. 동역은 혼자 하는 사역이 아니다. 상대방과 발맞춰 나가는 것이 동역의 의미라고 한다면 한국교회는 화교교회와의 진정한 동역을 위해 상대에 대한 배려와 인내를 각오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교회의 따뜻한 배려로 전반적인 한국화교사회에도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한국교회가 중국선교를 할 때, 화교 네트워크를 통해 공동사역을 하는 것이 유익한 점이 많은데, 이 점을 한국교회는 간과할 때가 많은 것 같다. 언어나 문화 모든 면에서 한국사역자가 중국인 사회에 들어가 독립적으로 사역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이 있다. 그러므로 시작하는 단계에서 화교권 사역자들과 점진적인 동역을 통해 중국사회에 접근하는 것이 사역의 전개에 안전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이런 경우, 소개받은 이후에는 화교 네트워크를 배제하고 중국사회와 직접적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를 해서 실망시키는 경우가 있었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상도’가 있다면, 그리스도인들은 더욱 상호간에 예의를 지켜야 할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화교 네트워크는 전세계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매우 좁은 세계라고도 할 수 있다. 한번의 동역으로 관계가 깨지게 된다면, 웬만해선 타 지역 화교교회와의 동역도 쉽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초문화권 동역에서는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인재양성은 여전히 중국선교의 과제
한국교회는 가장 많은 선교사를 중국에 파송하고 있다. 그러나 그 가운데 내실 있게 선교에 임하고 있는 선교사는 얼마나 되는지 뒤돌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아직도 한국교회는 중국선교사를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인재 양성은 어느 시대나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될 각 교회들의 과제이다. 선교에 있어서 인재를 키우지 않는다면, 선교사역에 있어 외적인 일들-예배당 건축 같은 일은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내적으로 영혼을 만나 주님의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한국교회는 중국내 예배당 건축을 자제하고, 그보다 인재양성에 더욱 힘쓰게 되기를 바란다. 여기서의 인재는 한국인으로서 중국에 선교할 선교사 양성과 중국내 그리스도인 가운데 지도자를 훈련시키는 일이다. 예배당 건축보다 중요한 것이 진정한 교회-거듭난 사람들의 모임-를 세워주는 것이다.
맺음말
그동안 한국인?한국교회와 동역했던 경험을 가지고 두서없이 얘기해 보았다. 지면을 통한 나눔의 글이 조금이나마 한국교회의 중국선교사역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중국복음선교회는 중국어문선교회와 처음부터 이제까지 지속적인 동역의 관계를 이어오고 있어서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중국선교를 위해 성실하고 충성되이 동역할 수 있기를 바라고, 이와 같이 한국교회와 화교교회들이 아름다운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주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쓰임받기를 바란다.
유전명 목사 / 중화한성교회 담임 · 중국복음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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