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교육할 것인가?
오늘의 교육과정은 새로운 변화가 요청된다. 즉 교단의 교육과정이 교회교육을 위한 고정화된 틀 속에 얽어매기보다는 다양하고 융통성 있는 개교회의 교육을 안내해 갈 필요가 있다. 따라서 교육과정은 인쇄물이기보다는 하나의 기획일 필요가 있다. 즉 개교회의 교육목회를 안내해 갈 계획과 이를 위한 실천 방안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교육을 위해 기존의 예배와 공과공부라는 이원적 틀의 한계를 벗어나서 교육을 목회이라는 차원으로 확대해서 교육과정의 내용을 구성하여야 한다. 따라서 교육을 위한 교육목적 설정을 위해 다음의 세 가지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첫째, 학생의 삶의 과제이다. 우리의 학생들이 오늘의 상황 아래에서 가지는 삶의 과제를 목적 설정을 위한 자료로 삼았다. 즉 오늘의 학생들이 보편적으로 가지는 발달 심리학적인 과제, 우리 교회 학생들이 가지는 특수한 삶의 과제를 교육목적 설정을 위한 기초 자료로 삼는다.
둘째, 교단의 교육 신학적 방향이다. 교단이 추구하는 바람직한 인간상, 교단 교육이 지향하는 교육목적을 교육목적 설정을 위한 방향제시로 삼는다.
셋째, 교회의 교육 방향이다. 교회가 추구하는 교육목적, 교회가 요구하는 바람직한 청소년 상을 교육목적 설정을 위한 또 하나의 지침으로 삼는다.
그러나 이 이외에도 교회 공동체를 통해 얻게 되는 교육을 다양한 활동들을 살펴보고 성경에서 보여주는 초대교회 공동체는 활동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1. 교회공동체에서 발견하는 교육활동
기독교교육학자 모란(Gabriel Moran)은 기독교교육을 모든 예술적 노력들처럼 형태를 주는 작업으로 이해했다. 다시 말해 교육은 형태의 창조, 재창조, 그리고 형성과 재형성의 작업이라는 것이다. 기독교교육을 이렇게 예술적 작업으로 이해할 때 단지 학교화 라는 틀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 공동체의 삶 전체 안에서 학습자들이 빚어지는 작업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마리아 해리스가 설명하고 있듯이 교제(Koinonia), 예전(Leturgia), 교훈(Didache), 복음전파(Kerygma), 봉사(Diakonia) 라는 목회의 전 영역 안에서 기독교교육은 이루어지는 것이다.
(1) 교제(koinonia)
공동체 형성을 위한 활동 영역을 말한다. 교육 목적과 연관된 공동체 형성을 위한 제반의 활동을 계획하고 이를 수행해간다. 여기에는 집단 활동과 전체 활동을 들 수 있다. 집단 활동이란 조별, 학년별, 관심 영역별, 취미별 집단을 형성하게 하고 그 모임 결성을 위한 제반 활동을 말한다. 그리고 전체 활동이란 부서 전체의 모임 결성을 위한 활동을 말한다. 이를 위해 체육 활동, 취미 활동, 야외 활동, 여가 활동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2) 예전(leturgia)
예배, 기도 및 찬양활동의 영역을 말한다. 교육목적을 중심으로 월별 또는 분기별 주제를 설정하고 이와 연관된 예배, 기도 그리고 찬양 활동을 계획하고 수행한다. 여기에는 정기활동과 특별활동이 있다. 정기활동이란 매주 또는 매월 정기적으로 드리는 예배, 기도회, 찬양 모임 등을 들 수 있다. 특별활동이란 교회력에 맞춘, 그리고 교육목적에 의해 기획된 특별 예배, 특별 기도회, 특별 찬양모임 등을 말한다.
(3) 교훈(didache)
이는 개개인을 그리스도인으로 양육해 가는 활동 영역을 말한다. 청소년 시기에는 학습, 세례교인 수준의 그리스도인으로 양육해 가는 것을 목적으로 할 수 있다. 이 수준의 그리스도인으로서 신앙의 내용,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의 의미, 그리스도인의 삶의 양식 등에 관해 교수해 간다. 여기에는 두 가지 활동이 상징될 수 있다. 하나는 분반 활동이다. 학생들을 반으로 조직해서 반별로 교수를 수행해 가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 각 반마다 가르칠 내용을 준비시켜 주고, 가르칠 교사들을 훈련해 간다. 다른 하나는 특별반 활동이다. 학습반 또는 세례반을 별도로 운영해서 모집하여 교수해 가는 방법을 말한다.
(4) 복음전파(kerygma)
이는 복음을 선포하는 활동 영역을 말한다. 복음을 듣게 하고 복음을 전하게 하는 활동을 말한다. 여기에 전도 외 해외 선교 활동을 들 수 있다. 전도란 친구들, 가족들, 이웃들을 비롯해서 자신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활동을 말한다. 그리고 선교란 해외 선교를 위해 미리 준비하고, 기도와 헌금으로 간접적 참여하고, 선교 여행 등을 통해 선교를 부분적으로 경험해 가는 활동을 말한다.
(5) 봉사(diakonia)
이는 봉사 및 참여 활동을 말한다. 봉사 활동이란 주변에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게 하고, 이들을 구체적으로 자신의 형편 안에서 최선을 다해 도와 가는 활동을 말한다. 반면에 참여 활동이란 사회 공동체 내에 옳지 못한 부분들을 기독교적으로 비판하게 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자신부터 실천해 가는 활동을 말한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오늘의 교회교육 커리큘럼은 곧 교단에서 출판한 공과로 인식되어왔다. 그런데 오늘의 현실이 교회교육을 예배와 공과 전달교육으로 한정될 수밖에 없어서 개교회의 교육의 내용은 고정된 교단공과에 얽매이게 되었다.
기독교교육을 앞에서 논의한 것처럼 5가지 영역에서 이해하게 될 때 교육의 구조에도 변화가 따르게 마련이다. 즉 첫째, 교육자는 선생이나 교육자가 아니라 이들을 포함한 회중 전체가 되어야 하며 둘째 교육활동은 단순한 학교화의 수업이 아니라 교회의 전(全) 사역행동이 되어야 한다. 셋째 교육 참여자는 아동과 청소년만이 아니라 회중 전체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넷째, 교육목적도 단순한 교인을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세계를 향한 교회의 전 사역에 참여하는 것이 된다.
2. 교육목적으로서의 화목
기독교교육의 목적은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자기 계시와 특별히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계시된 구속하시는 사랑을 깨닫게 하고, 그래서 그들이 신앙과 사랑으로 반응하도록 하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화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안토니 회케마(Anthony A. Hoekema)는 인간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형상’을 연구하여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의 존재 의미를 삼각구조로 설명하였다. 즉 인간이 된다는 것은 ①하나님을 향하는 것 ②이웃을 향하는 것 ③자연을 다스리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 세 가지는 상호 연결되어 있고 절대 필요한 것이다.
랜돌프 크럼프 밀러(Randolph Crump Miller)도 “기독교교육의 목적은 전인(全人)이 되게 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사람이 전인적인 성장을 이루는 것은 인간 사이의 관계들이 안정되고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만남이 있을 때, 인간과 그의 환경 사이의 유기적 관계가 있을 때 일어난다”고 하였다.
랄프 마틴(Ralph P. Martin)은 화목이라는 개념이 신학의 세 가지 중요한 가르침을 발전시켰다고 하였다.
첫째로 죄악이 횡행하는 혼란한 세상에 있는 모든 요소들이 화목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아담과 이브가 거룩하신 하나님께 불순종했을 때 이 세상이 엉망이 되었다. 사탄의 세력은 해방되었고 창조의 질서는 혼돈으로 변했다. 그리스도께서 이룬 화목은 모든 죄의 세력이 결국은 파멸할 것을 보여준다.
둘째, 화목이란 이 세상의 모든 관계가 회복되는 것을 말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구원하시는 사역이 창조주와 개개의 피조물들 사이의 관계를 회복하게 하신다. 이와 함께 연쇄적인 사건들이 일어나게 되며 그 결과 사회적 유대관계가 새로워질 것을 바라보게 된다.
셋째, 화목은 개인적이 유익을 가져온다. 갈라디아서 2:20에서 처럼 그리스도 안에서 직접적으로 받는 복의 중요성을 성경이 말하고 있다.
(1)고후 5:17-6:1에 나타난 화목의 유형
화목은 포괄적인 개념으로서 복음 전도와 제자도를 포함한다. 화목은 신학적인 건전함과 일상생활의 실제적인 방향을 제공해 준다. 고린도후서 5장은 하나님의 계획이 신자들을 화목하게 하는 역할임을 지적하고 있다.
첫째, 화목의 메시지가 적어도 3회 기록되어 있다. “하나님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를 자기와 화목하게 하셨다”(5:18 이하). 역사적으로 중요한 이 사건이 일어난 목적은 ‘세상’을 향해서 하나님이 “저희의 죄를 저희에게 돌리지 아니하시기”(5:19하) 위함이다. 더욱이 “하나님이 죄를 알지도 못하신 자로 우리를 대신하여 죄를 삼으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저의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5:21)이다.
둘째, 화목을 통한 변화가 일어났다(5;17). 전례없는 변화가 모든 진정한 신자들 안에서 일어난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났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5:17).
셋째, 화목의 사신들이 나타난다(5:18 이하). 진정한 교회는 계속 변화되어 왔고 현재도 변화하고 있는 자들로 이루어진다. 바울은 믿는 자들을 “하나님과 함께 일하는 자”(6:1)로 언급하고 있다. 이 문단에서 8회 이상 '우리‘라는 단어가 사용되고 있다. 바울은 특히 하나님이 “우리에게 화목하게 하는 직책을 주셨고(5:18하), ”화목하게 하는 말씀을 우리에게 부탁하셨다“(5:19하)고 한다.
넷째, 화목의 사역은 바울서신에 나타난다. 바울은 완곡한 표현 없이 직접적으로 “이러므로 우리가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사신이 되어”라고 결론 짓는다. 이 절은 우리 마음 속에서 여러 가지 형상들을 만들어 낸다. 바울은 힘들지만 가치있는 이 사명을 잘 감당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 평생의 사명은 “하나님이 우리로 너희를 권면하시는 것”(5:20하)를 따르는 것이다. 이 일은 우리의 ‘문화명령’ 즉 다스리는 것과 더불어 환경의 청지기로서의 의무를 포함하고 있다.
(2) 화목을 이루기 위한 중간 목표로서의 성숙
그리스도인들이 궁극적인 목적인 화목을 이루기 위하여 기독교교육이 감당해야할 중간 목표나 세부목표를 초대교회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사도행전 2:42-47은 하나님의 백성에게 위임된 명령을 언급하는 것은 아니지만 화목에 대한 적절한 세부 목표를 드러내준다. 이것은 교회의 4가지 책임을 초대교회가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 영적 교제
"기도"(42)와 "하나님을 찬양함"(47)은 화목케 하시는 하나님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성경공부와 예배를 장려하고, 신학과 영적 성숙에 관련된 질문을 하고 검증되지 않은 생각들에 도전하면서 우리의 기도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해 보게 한다.
2) 공동체
“서로 교제하며...전혀 힘쓰니라”(42)와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44)는 화목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면서 그리스도를 닮은 인격을 가진 사람들을 본받게 하고 죄를 버리고 일관성 있는 삶을 살면서 본으로 삼는 사람들의 삶을 살펴보게 하며 신자들간의 갈등을 해소토록 한다.
3) 인격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42)는 화목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능력, 사랑, 근신(딤후 1:7)과 같은 경건한 자질을 장려하며 배우고자 하는 태도를 배양하고 나쁜 기질을 고친다. 경건한 삶에 방해가 되는 습관을 바꾸도록 한다.
4) 사명
“재산과 소유를 팔아...필요를 따라 나눠주고”(45)는 화목케 하는 선언에 초점을 맞추고 십일조 생활과 복음전도, 은사의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하며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데 방해가 되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가난하고 궁핍한 자들을 돕는 등 화목케 하기 위한 포괄적인 전략을 개발하도록 한다.
(3) 화목을 위한 실제적인 교육 활동
교육목적으로서 ‘화목’을 이루기 위해 교회는 4가지 영역에서 교육활동 프로그램들을 다음과 같이 제시할 수 있다.
1) 영적 교제
기도, 찬양, 성경이나 다른 신앙서적을 읽는 것, 경건한 시를 쓰고 읽는 것, 성경과 예배 관련 서적 혹은 테이프에서 예배에 유용한 지침을 분석함, 예배를 창조적으로 인도함, 경건한 드라마나 무언극에 참여함, 즐거운 마음으로 헌금함,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여가 활용, 특별한 은사나 활동으로 창조주를 영화롭게 함.
2) 공동체
기도동역자들과의 교제, 서로의 짐을 짐, 지체들의 은사를 개발시키도록 도움, 함께 먹음, 교회수련회에 참여함, 이웃을 위한 중보기도를 함, 의미있는 여가활동에 참여함, 동역자를 키움, 논쟁의 여지가 있는 문제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과 께 연구함으로써 다른 의견을 수용하는 법을 배움,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함, 궁핍한 사람들을 도움.
3) 인격
말씀 암송, 기도, 묵상, 성숙에 대한 구절을 연구함, 하나님의 말씀을 생활에 적용할 방법을 분석함, 경건한 사람들의 삶에 대한 간증 테이프를 듣고 책을 읽음, 윤리적 딜레마에 대한 사례 연구를 활용함, 기도 응답에 대한 정기 간행물을 읽음, 영적 은사의 발견과 개발, 전인적인 건강을 도모함, 개인적인 성령의 열매를 보면서 성령의 역사를 관찰함.
4) 사명
믿지 않는 친구를 위한 기도, 복음 전도와 제자도에 관한 책을 읽음, 이웃에게 복음을 전함, 외국인 학생들과 사귐, 가난한 개인이나 가족들을 도움, 세계 기아 기구를 위해 돈을 마련함, 미전도종족을 위한 기도, 삶을 통한 복음을 전함, 생태학적인 관심에 주의를 기울임, 어려운 이웃을 위한 사회 봉사 활동에 참여함, 선교단체의 사역(예:육아, 대외봉사, 구제전도단)을 후원함, 경건한 기업 윤리를 나타냄, 공동체 프로그램에 참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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