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이 기 은(040908)
마음까지 적실 듯 비 내리는 날
잊지 않고 찾아오는 이 있습니다.
반기는 이 없어도
막무가내 오고 갑니다.
외로운 가슴 찾아다니며
고독한 가슴 찾아다니며
짭조름한 눈물 한 모금 마시고서야
철퍽철퍽 되돌아갑니다.
시집 한 권 옆구리에 끼면
배고픔도 몰랐던 시절
비어버린 주머니의 구박에도
환하게 웃을 수 있었던 날
참 운치 있게 비가 내렸습니다.
물 구슬로 추녀 끝에 매달렸다가
투명한 소리되어
또르르 떨어지던 빗방울
오늘도 그때 같은 비가 내립니다.
세월이 많이도 흘러버려
겉모습만 닮은비가 생경스런 소리를 내며
후드득후드득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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