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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들을 보고...

예림의집 2008. 9. 7. 10:30

한태호/담임목사/발행인/jlchurch12@hanmail.net

 

얼마 전 아이들 방학을 맞아 짧은 기간동안 아이들 외가를 들러 집으로 오는 길에 무주에 있는 '반디 랜드'를 찾았습니다. 무주는 해마다 6월이면 '반디축제'가 열립니다. 반디 랜드에는 반디 불이의 성장과정을 보고 체험할 수 잇도록 전시물과 동영상을 보여주고 있으며, 다양한 곤충을 볼 수 잇도록 전시하고 있고, 저녁에는 별자리도 관측할 수 있는 시설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본 곤충 가운데 아주 특이하고 인상 깊은 것들이 있었습니다. '대벌레'라는 곤충은 그 생김새가 대나무와 같이 기다랗고 마디가 있어서 가느다란 나뭇가지에 붙어있으면 나뭇가지인지 벌레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곤충이었습니다. '나뭇잎나비'는 날개가 얇고 마른 나뭇가지 같아서 나뭇잎에 붙으면 나뭇가지인지 나비인지 도무지 알기 어려운 형상이었습니다. 주변의 환경과 너무나 잘 적응하여 자신을 보호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하나님의 솜씨에 감탄을 했습니다.

이들과는 달리 자신의 모습을 주변에 아주 뚜렷하게 보이는 곤충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몰포 나비'는 반짝이는 파란색을 반사하는 날개로 자신의 아름다움을 한껏 드러냈습니다. '버팔로 비단벌레'는 생김새가 물소같이 크고 힘 있게 생긴 자신의 위용을 뽑내고 있었습니다. '엘레강스 하늘소'는 그 이름같이 얼마나 우아하고 맵시가 있는지 집에 두고 애완용으로 기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곤충이었습니다. '도시처녀 나비'는 그 모습이 작고 가늘게 하늘거리는 도시 처녀를 연상케 하는 이미지를 흠뻑 드러내는 나비였습니다. 곤충의 이름이 이미지와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그저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대벌레'나 '나뭇입 나비'를 보면서 세상과 너무나 닮고 세상 속에 자신을 숨기는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한번 상상해 보았습니다. 일전에 다른 교회 장로님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장로님의 친구가 법무법인을 운영하는데 지금은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경제가 어려우니 변호사업도 쉽지 않겠지 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장로님의 설명으 너무나 뜻밖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억울한 사건에 휘말린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송사를 맡아 도왔는데, 이제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송사가 너무나 많다는 것입니다. 강남의 법무법인들이 기독교인과 교회의 송사로 먹고 산다는 말까지 나오니, 기독교인인 장로님이 계속 업을 이어나가야 하는지 심하게 고민한다는 것입니다. 세상과 똑같이 이기적이고, 욕심내고, 속이고, 미워하는 모습들을 얼마나 많이 보는지 모른다는 것이지요.

어느 교회에 일시적으로 얼마의 여유자금이 생겼다고 합니다. 재정 집사님이 안전하게 그 헌금을 보통예금 통장에 넣어두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젊은 집사님들과 안수집사님 일부가 왜 그 자금을 재테크하지 않느냐고 얼마나 재정 집사님을 힘들게 하느닞 고충을 많한다고 합니다. 잘 해서 좀 불리면 그것가지고 여러 말들을 할 것입니다. 잘 못해서 손해나면 그 원망을 다 들을 것입니다. 교회 재정을 사람이 불리는 것이 아닙니다. 믿음 있는 성도를 통해 하나님이 부어 주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의 원리와 분위기를 따라가면 안됩니다. 성경은 '세상과 벗됨이 하나님과 원수가 되고, 세상을 따르면 그 속에 하나님의 사랑이 없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마음껏 발산하고 보여주는 곤충들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세상의 빛이요 소금입니다.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 그리스도로 옷 입은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입은 옷이 예쁜 곤충들과 같이 아름답다면 세상은 우리를 쳐다 볼 것이요, 관심을 가질 것이며, 감탄할 것이며, 가까이 하고 싶을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옷을 입고 있습니까?

그 아름답고 맵시 있는 '도시처녀 나비'도 고치일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고치인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의 품 안에 쉴 때에만 고치 밖으로 나갈 수 있는 힘을 얻고, 아름다운 나비로 훨훨 날며 그 아름다움을 나타낼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