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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꽝’ 없는 복권!

예림의집 2022. 11. 28. 09:18

‘꽝’ 없는 복권!

“당첨이야!” 양팔과 다리로 허공을 가르며 요란스럽게 잠에서 깼습니다. 마치 현실처럼 생생한 꿈을 몇 번이고 되새김질했습니다. 복권 1등에 당첨된 꿈이었습니다. ‘드디어 나에게도 해 뜰 날이 오는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곧장 옷을 갈아입고 문밖을 나선 저는 복권명당으로 소문난 ‘집 근처 마트’를 찾아갔습니다. 마트에 도착해서 비장하게 외쳤습니다. “복권 한 장 주세요!” 며칠 후, 당첨번호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많은 숫자 중에 딱 하나만 들어맞았을 뿐이었습니다. 복권을 구겨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습니다. 1등 당첨의 꿈은 그렇게 허망하게 끝났습니다. 
이후, 한 달간 매주 복권을 샀지만, 꿈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취업준비나 계속하기로 마음을 다잡고 책상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휴대폰 진동이 울렸습니다. 확인해보니, 후원감사 메일이었습니다. 갓 성인이 된 무렵, 인터넷 게시판에서 낯선 이의 글을 읽었습니다. 지구 반대편에 학교를 짓고 싶다며 매달 3천 원씩만 후원해 달라는 글이었습니다. 저는 그 뜻에 동참해서 기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자동이체를 걸어놓은 탓에, 돈이 나가는 것도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도착한 메일을 하나씩 읽어보니, 그는 지난 5년간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학교뿐 아니라, 병원과 도서관까지 지은 것입니다. 메일에 담긴 사진 속 웃는 얼굴들을 보고 있자니,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태양이 떠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이내 입가에 웃음이 번졌습니다. 당첨되지 않은 복권은 저에게 실망을 안겨주었지만, 기부는 누군가에게는 희망을 주고, 저 자신에게는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건 ‘꽝 없는 복권’이었습니다. 그 후로도 여전히, 저는 복권을 사는 대신 틈틈이 소액기부를 합니다. 후원기간도 5년 연장했습니다. ‘작지만 보람찬 기부’에 동참하면서 종종 좋은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저는 어김없이 외칩니다. “복권 당첨이네!”(손영주)

사실, 우리는 주고받는 기쁨이 있기에 사는 맛을 경험하면서 살게 됩니다. 그러나 받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주는 게 더더욱 어려운 것만은 틀림이 없습니다. 주는 것이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규모보다 더 크게 작정하기 때문입니다. 글쓴이처럼, 아주 적은 액수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분명히 기억해야 하는 것은, "가는 것이 있어야 오는 것도 있다"라는 사실입니다. 만일 받기만 하고 주는 것이 없다면, 사해 바다(호수)처럼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아시다시피, 사해바다는 생물이 전혀 살 수 없는 죽음의 바다(호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