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엄마도 이런 마음이었구나!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어느 여름날, 어머니께서 밑반찬 한 보따리를 들고 제가 사는 곳으로 찾아오셨습니다. "먼 곳까지 뭘 이렇게 많이 가져왔냐?"라는 저의 핀잔에, 어머니는 "배달음식을 자주 먹지 말라"고만 하셨습니다. 제일 큰 통에는 네모반듯하게 썬 수박이 담겨 있었습니다. 안 그래도 수박 값이 올라 사 먹지 못하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반색하자, 어머니께서 말씀했습니다. “너 수박 좋아하잖니? 아직 못 먹었을 것 같아서 가져왔다.” 제가 수박을 먹는 동안, 어머니는 “외할머니가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기억하지도 못하신다.”라고 말씀했습니다.
"맛있는 거 사드리라"라고 용돈이라도 건네고 싶은데, 다음 달 카드 값과 월세만으로도 버거운 처지라,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언제 일할 거냐? 여자 친구랑 잘 지내냐? 결혼은 언제 하냐?"와 같은 말씀을 꺼낼 법도 한데, 어머니는 저의 끼니만 걱정하시다가 "해지기 전에 가야겠다."면서 일어나셨습니다. “어머니, 저 서른 넘었어요. 알아서 잘 먹고 사니까, 걱정 마시고 어머니 몸부터 챙기셔요!” “아들, 이번 달 카드 값은 있어? 없으면 말해. 포기하지 말고, 하고 싶은 거 끝까지 해.” “네. 백억 벌어서 매년 일억 씩 용돈 드릴게요.” 언제나 하는 농담인데도,
어머니는 매번 웃으셨습니다. 돌아가시는 길, 아쉬운지 연신 뒤돌아보시던 어머니께서 버스에 올라타셔서 손을 흔드셨습니다. 저도 버스가 떠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다음 날 아침, 어머니께서 문자를 보내주셨습니다. “조금 남아있는 수박을 보고 ‘더 갖다 줄 걸!’하고 생각했다. 예전에 네 외할머니가 김치며 감자며 한가득 가져오시면, 나도 ‘왜 갖고 왔냐?’ ‘안 먹는다.’고 했어. ‘무거워서 힘들까 봐’ 그랬는데, 매 번 내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한 짐 가득 챙겨 오곤 하셨지. 엄마 생각이 났다. '아, 엄마도 이런 마음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구나”(이호영)
그렇습니다. 어쨌든, 사랑은 내리사랑입니다. 웃어른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는 것,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 자신이 부모가 되어 자식을 키워보면, 그제서야 자신을 낳아준 부모의 마음을 조금은 알 듯 모를 듯합니다. 그래서 아마 유교에서는 "효(孝)"를 그토록 열심히 가르쳤던 것 같습니다. 기독교도 "너희 부모를 공경하라. 그러면 나 여호와가 너희에게 줄 땅에서 너희가 오래 살 것이다"(출애굽기 20:12)라고 교훈했습니다. 바울도 "자녀들아, 주 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에베소서 6:1)’라고 했습니다. 조건 없이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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