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한 소녀가 가출했습니다. 남자 둘, 여자 하나, 그 소녀 포함해서 총 4명이 그룹을 지어 상습절도 등 많은 비행을 저질러서 법정에 서게 되었습니다. 세 명의 친구에게는 ‘소년보호 처분 10호’를 내렸습니다. 이 소녀도 10호 처분을 받아야 하는데, “모르는 남자에게 성폭행당해서 임신했다, 낙태 조건이 된다, 집으로 보내 달라"라고 했습니다. 사실 관계를 확인해보니, 거짓말이었습니다. 함께 가출한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맺어 임신한 것이었습니다.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10호 처분을 내려 소년원에 보내면, 낙태 사유가 안 되기 때문에 퇴원이 되지 않습니다. 소년원에서 출산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집으로 돌려보내면 배 속에 있는 고귀한 생명이 희생당합니다. 그러니까, 불법 낙태를 묵인하는 셈이 됩니다. 고심 끝에 법관의 양심에 따라 10호 처분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 아이가 임신 9개월 정도 되었을 때, 소년원에서 보호처분 변경을 요청했습니다. ‘출산일이 가까웠으니 집에서 출산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산달이 다 된 아이를 보고 있노라니,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배냇저고리를 준비해서 미안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 아이는 미혼모자시설에서 출산했습니다. 아기는 입양되었습니다. 출산한 소녀는 평생 입양한 아이를 떠올릴 것이고, 입양된 아이는 어머니가 누구인지, 아버지가 누구인지 궁금해할 것입니다. 이런 인연을 만들었다는 게, 저로서는 무척 마음이 무겁고 아픕니다.(출처; 빛과 소금, 판사 천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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