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샬롬! 7월의 세 번째 주말 아침입니다. 그야말로 뜨거운 여름입니다. 여름 무더위 잘 극복하시고 즐거운 주말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제주 돌하르방은 두 손을 배에 대고 있습니다. 왼손이 올라가 있으면 칼을 잡는 무사, 오른손이 위쪽에 자리하면 글을 쓰는 문관이라고 합니다. 왼손은 칼집을 쥐는 손, 오른손은 붓을 잡는 손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돋보기를 쓰지 않으면 바로 눈앞에 있는 글씨도 희미해서 잘 볼 수 없습니다. 책을 많이 보는데도 시력 하나는 끄떡없었는데, 어쩔 수 없이 제 몸의 기능도 낡아지고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감사할 일입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적당히 보고, 대충 못 본 척도 하면서 살라’는 뜻 아니겠습니까? ‘안경과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안경은 희미하게 보이는 것을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눈에 안 보입니다. 안 보이는 예수님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사람이 목회자나 신학자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모습을 밝고 또렷하게 보여주는 삶’을 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안경이 더러우면 예수님도 더럽게 보일 것 같아서 ‘깨끗한 안경’이 되고자 애썼습니다. 어느 날, 안경을 깨끗이 하려고 닦다가 문득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안경은 그냥 안경일 뿐 안경 스스로가 깨끗이 할 수 없다는 것, 고로 제가 아무리 예수를 잘 보여주는 안경이 되고 싶어도 ‘주인이 저를 깨끗케 하시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그 후, 저는 ‘나를 깨끗이 해야 한다’는 바리세인 생각을 버렸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너는 안경이 아니라 사람이다. 안경은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너는 너 스스로 뭐든지 할 수 있다."라는 주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출처; 들꽃편지, 최용우)
그러나 돋보기가 필요한 사람 그 자신이 눈을 감아버리면, 아무리 좋은 안경도 전혀 소용이 없게 됩니다. 진리에 대하여 간절한 마음을 갖거나, 하나님 앞에서 우리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바로 깨닫고 겸손하게 되면, 비록 안경이 좋지 않아도 진리이신 예수님을 밝히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냥 두라 그들은 맹인이 되어 맹인을 인도하는 자로다 만일 맹인이 맹인을 인도하면 둘이 다 구덩이에 빠지리라 하시니"(마태복음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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