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찬송은 그 이름에 합당하게 하는 것②
요즘은 거의 모든 교회에 찬양단이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성가대가 없어지고 찬양단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교회가 점점 늘어 가고 있습니다. 제가 부산 해운대에 있는 한 교회에 요청을 받고 사역하던 때입니다. 이미 그곳에는 찬양단이 있었습니다. 제법 규모가 있고 이름이 알려진 찬양단이었습니다. 다른 교회에 초청되어 가기도 하고 여러 번 자체 발표회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찬양단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미리 담임 목사님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어서 숙지했지만 그 문제 때문에 제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그들의 문제는 차츰 외형적인 것, 의식적인 것, 의무적인 것에 치우친 찬양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각오를 하고 처음 그들을 만났을 때가 기억납니다. 첫날 그들 앞에선 저에게 총무가 일어서더니 그 찬양단의 회칙 등을 말해주었습니다. 그 뜻은 자신들이 지금 것 해왔던 전통에 따라 달라는 것입니다. 저는 긴 설명을 다 듣고 일단 연습을 마쳤습니다.
주일날이 되었습니다. 10시 50분 예배를 위해 10시까지 모두 모여 연습과 기도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정시가 되어도 아무도 나오지 않았고, 조금 지나서야 세 명의 자매가 와서 주섬주섬 세팅을 하기 시작합니다. 10:20분이 돼서야 마이크 세팅 소리, 드럼 조율 소리, 스탠드를 이리저리 옮기느라 분주했습니다. 20명의 찬양단원이 준비가 되었을 때는 10:40분이었습니다. 결국 기도도, 준비도, 연습도 없이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참 기적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예배 끝나는 시간까지 실수도 없이 무사히(?) 아름답게 찬양단의 역할을 잘 해내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분들도 찬양에 은혜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런 일이 한 달간 반복되었습니다. 결단이 필요했습니다.
목사님과 함께 울며 결단을 내렸습니다. 다음 주가 되었고, 마찬가지로 예배가 진행되었고 광고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 교회는 예배시간 내내 찬양단이 강대상 앞에 서 있습니다. 광고 시간에 목사님이 "지금 서있는 이 찬양단은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해산합니다. 찬양단을 다시 구성하겠습니다. 기존의 찬양단원들도 찬양단원이 되려고 하면 정해진 오디션을 통과해야만 합니다."라고 선포했습니다. 성도들이 술렁거렸습니다. 예배가 엉망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저는 통쾌해 하시는 하나님을 보았습니다.
우리가 예배하는 하나님은 우리의 생각대로 그렇게 만만하신 분이 아니십니다. 우리의 모든 찬양과 기도와 예배를 주님이 흠향하실 것이라는 생각은 벗어버려야 합니다. 주님께 합당한 것들만을 주님께서 받으실 것입니다. 그 후 교회는 찬양단뿐만 아니라 교회 전체에 놀라운 회개의 부흥이 일어났습니다. 하나님은 그 교회를 하나하나 조각내셨고 그 후 회개하게 하시고 치유하시고 더욱 넉넉히 축복해 주셨습니다. 6개월이 지난 후 제가 그곳에 더 있을 이유가 없어서 또 다른 곳으로 파송될 때에 저를 배웅하는 성도들의 모습에는 처음 저를 맞이할 때와는 사뭇 다른 그 무엇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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