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시작, 경청
한 청년에게 이런 하소연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예전엔 목사님이나 교회 선배가 이야기하자 하시면 대화하곤 했는데, 이제는 제가 회피해요. 결론이 항상 똑같아서요. '이해는 되는데...' 하시면서 결론은 그분들 입장이에요. 그 입장이 곧 정답이라는 식이더라고요, 그분들과 대화할 때 제게 집중해 주신다는 느낌은 한 번도 받지 못했어요."
소통에 관한 불문율이 있다면 그것은 소통의 핵심은 잘 말함에 있지 않고, 잘 들음 곧 '경청'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사람들이 대화할 때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경청입니다. 그 큰 이유는 우리 마음에 이미 결정해 놓은 답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듣기 전에 상대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예상하고 미리 답까지 준비해 놓습니다.
경청은 내 마음이 상대에게 온전히 열려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내 행복은 오직 당신으로부터 오니, 이제부터 나는 모든 것을 중단하고 당신에게만 집중하겠다'라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경청의 성공 여부는 이미 듣기 전에 결판납니다. 휴대폰 등 상대방에게 집중하는 데 방해되는 요인을 미리 제거해 둔 다음, 하던 일을 멈추고 상대방에게 눈을 맞추어야 합니다. 설령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두 눈을 상대방에게 고정하지 않으면 그것 경청이 아닙니다. 경청이란 상대방의 말을 내 귀로 듣는 것이라기보다 상대방의 눈을 내 눈으로 응시해 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잘 들어 주었다면 그 완성은 '당신의 말을 내가 잘 들었습니다.'라는 짧지만 직설한 '반응'이나 '질문'입니다. 질문을 받는 순간 상대방은 자신의 말이 잘 전달되었고, 존중받았다고 느낍니다. 여기서 더 깊은 대화의 문이 열립니다. 힘겨움을 나누는 상대방에게 "정말 힘들었겠다. 어떤 부분이 제일 힘들었니?"라고 물어 주면 그 마음이 어떨까요? 한 발짝 더 나아가, 상대방의 의견을 물을 수 있습니다. 이 자체가 훌륭한 경청입니다. '당신의 의견이 내게 너무 소중하다'라는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경청은 한순간에 완성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경청을 잘하려면 상대방과 따로 시간을 마련해야 합니다. 서로 들어 주고, 서로의 삶을 해석해 주고, 중요한 일을 함께 의논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여야 합니다. 일단 함께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가져 봅시다. 즐기다 보면 결국 마음속 이야기가 나오게 되니, 가정과 직장, 교회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정말 즐거워질 때 공동체는 활기차게 되고 하나 됨의 시너지를 발휘합니다.
'ε♡з예림의집으로ε♡з > 인생 가이드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절당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0) | 2020.05.22 |
---|---|
아버님 제가 착각을 했습니다 (0) | 2020.05.18 |
욕심의 바람을 빼자 (0) | 2020.05.17 |
성공을 위한 실패의 노력 (0) | 2020.05.16 |
쓸데없는 걱정 (0) | 2020.05.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