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생명의 전환점을 주목하여 묵상하기
한 인물의 삶을 묵상할 때 그의 삶에 일어난 전환점을 주목해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수많은 플롯으로 이어진 인생에는 여러 순간의 전환점이 있는데, 특별히 성품이 변하는 순간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전환점에서 자신의 하나님을 만나고 그분을 제대로 알아가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야곱에게는 그 전환점이 바로 밧단 아람입니다. 그곳에서 야곱은 비로소 성실한 사람으로 변합니다. 그의 성실함을 묵상하는 시간은 곧 그를 도우시는 하나님에 대한 묵상으로 우리를 이끕니다. 자기 삶의 영정 가운데서 하나님의 직접적인 도우심을 경험하는 이들은 자신의 성품 훈련도 능동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악을 악으로 갚지 않고 선으로 대처합니다.
밧단 아람으로 도망간 야곱은 라반을 만난 뒤로 하나님의 섭리를 경험하기 시작합니다. 야곱은 라반의 집에서 20년을 보냅니다. 그런데 그의 외삼촌 라반은 협잡꾼이었습니다. 야곱이 그렇게 사모했던 라헬 대신 레아와 첫날밤을 치르도록 속였습니다. "야곱이 아침에 보니 레아라 라반에게 이르되 외삼촌이 어찌하여 내게 이같이 행하셨나이까 내가 라헬을 위하여 외삼촌을 섬기지 아니하였나이까 외삼촌이 나를 속이심은 어찌됨이니이까"(창세기 29:25).
또한 자신의 양을 치는 야곱의 품삯과 관련해서도 여러 차례 속였습니다. "그대들의 아버지가 나를 속여 품삯을 열 번이나 변경하였느니라 그러나 하나님이 그를 막으사 나를 해치지 못하게 하셨으며"(창세기 31:7). 야곱은 아내들에게 라반을 '속이는 자'라고 말하면서, 그가 자신을 거듭해서 속였지만 하나님이 그 '속이는 자'를 상대하셨다고 말합니다. 야곱이 밧단 아람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갈 때, 뒤를 쫓아온 라반 앞에서 자기가 외삼촌에게 "봉사"하는 20년 동안 외삼촌이 자기 품삯을 열 번이나 바꿔치기했다고 말합니다(창세기 31:41).
비록 인사도 없이 야반도주하는 길이었지만, 그는 라반 앞에 떳떳했습니다. 자기가 돌보는 가축들이 낙태를 하지 않을 만큼 잘 돌봤고(창세기 31:38), 야생동물에 찢겨 죽거나 도둑맞은 손실은 자기 몫에서 채워 넣었고(창세기 31:39), 밤낮의 기온 차이와 부족한 잠도 이겨내며 가축을 돌봤습니다(창세기 31:40). 야곱은 변했습니다. 자신을 20년이나 속여 온 자 앞에서 그는 성실한 자였습니다.
한 인물의 삶을 묵상할 때 마지막 중요한 요소는 하나님이 그를 다루시는 부분입니다. 지금까지 숨어서 이끄시는 하나님을 보았다면, 이제 야곱의 일을 돕는 후원자가 아니라 직접 야곱을 상대하며 야곱과 씨름하시는 하나님을 만납니다. 야곱이 얍복 강가에서 형 에서를 만날 때였습니다. 그가 여전히 형 에서를 두려워하여 축복을 구하며 하나님께 매달렸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자신이 두려워하는 에서가 아니라 하나님을 붙잡고 하나님과 씨름하는 자가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얼굴을 대면하여 보았으나, 엉덩이뼈가 어긋나는 고통을 얻었습니다(창세기 32:30,31).
브니엘에서 야곱이 만난 하나님은 고통의 흔적을 남기시는 하나님입니다. 대화하는 존재로서 하나님은 야곱과 밤새도록 씨름하시고 야곱이 겪는 갈등의 매듭을 푸시지만, 그의 육체에 고통을 남기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고통을 드러내고 해결하시는 분이지만, 동시에 고통의 짐을 지우기도 하시는 분입니다. 나의 고통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성경 인물의 생애를 묵상하다 보면 그의 삶을 재구성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그가 나와 비슷하다고 여기지만, 정작 그가 하나님을 대하는 태도를 보고 그의 인생 여정을 묵상하면 할수록 내 삶과 신앙의 실체가 드러납니다. 나는 야곱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야곱 같지 않아도 하나님은 나를 사랑하십니다. 성경이 기록한 한 인물을 묵상할수록 내게 임한 하나님의 은혜가 크게 다가옵니다. 그분의 사랑이 물밀듯 밀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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