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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들을 바라보는 아빠

예림의집 2018. 6. 4. 18:14

딸들을 바라보는 아빠



척 보기에도 병색이 완연한 한 명의 아버지가

어린 두 딸을 데리고 필리핀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점인 

졸리비(Jollibee)에서 치킨을 시켰습니다.

아버지는 광대뼈와 뼈마디가 툭 튀어나와 애처로워 보였지만

치킨을 먹는 딸들의 모습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병색과 세 부녀의 남루한 모습을 보면

어려운 생활 중에도 딸들이 좋아하는 것을 먹이고 싶어서

조금 무리한 것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아버지가 '조금' 무리한 것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정부지원금으로 살아오던 가족은 차마 생활비는 손대지 못하고,

아버지의 지병 때문에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약값으로 

딸들에게 치킨을 사준 것이었습니다.

어쩌면 아버지에게는 약을 먹는 것보다

활짝 웃는 딸들의 얼굴을 보는 것이 더 좋은 치료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사정이 알려지자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치료를 위한 지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의 

정성이 모여 아버지가 장사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선물 받은 새 옷을 입고 새 책가방을 멘 두 딸과 

함께 활짝 웃는 아버지에게 언제나 그 웃음이 

계속되었으면 합니다.

생선을 먹을 때는 머리와 꼬리를 먼저 먹던 사람.

치킨을 먹을 때는 살이 없는 부분만 집어 들던 사람.

예전 우리네 부모님들도 그렇게 

우리에게 더 좋은 것을 먹이려고 노력하던 

따뜻한 분들이셨습니다.

어느 사람에게나 어느 장소에서도

부모의 사랑은 한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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