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학·총신신대원/동역자나눔터

나도 저런 목사 되어야지...

예림의집 2017. 9. 4. 17:19

나도 저런 목사 되어야지...


아주 작은 교회의 전도사로 있을 때의 일입니다. 교회 헌금 다 모아봐야 목사님 사례비도 드리기 어려운 교회였지요. 어느 날 예배가 끝나고 목사님께서 저를 부르시더니, "전도사님. 사례비에요" 하시면서 봉투를 건네시는 것 아닙니까. 하지만 그 돈을 어떻게 받을 수 있겠는가. 목사님도 사례를 받지 못하시는 상황인데 "목사님 이건 정말 아닌 것 같습니다." 단호하게 거절하고 서둘러 집으로 와버렸지요.

몇 시간 후, 딩동 소리가 나서 문을 였었더니, 장을 거하게 보셔서 집 앞에 두시고 목사님은 도망을 가버리신 것 아닌가. 대략난감.

그런데 묘한 승부욕이 발동이 되더군요. 찢어지게 가난한 영국 유학생 생활이었지만 "여보. 돈 꼬불쳐 놓은 것 다 주라" 그 돈을 들고 테스코로 달려가서 두배로 장을 봐서 목사님 댁 문 앞에 두고 도망을 쳐버렸지요. "내가 이겼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었습니다. 얼마후 다시 우리 집의 초인종 소리가 울려서 나가보니, 이번에는 각종 과일이.....

목사님은 다시 도망을 가셨고요. 내 수중에는 더이상 돈은 없고,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고, 고민이 참 많이 되었습니다. 그 때 하늘의 지혜가,,,, 목사님께서 사주신 과일과 장꾸러미를 들고 다시 목사님 댁으로 갔지요. 아뿔싸! 대문앞에 서 계시는 목사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전도사님 마음 다 아니까... 이제 그만합시다." 가난했던 그 시절, 목사님과 부등켜 안고 집 앞에서 참 많이 울었지요. 가난한 처지의 두 사람이었지만 사로를 향한 신뢰와 사랑이 하늘을 찔렀습니다. 그게 느껴지니 더 눈물이 났습니다. 목사님 댁에서 저녁을 먹고 돌아오는 그 길과 그 시간을 평생 잊을 수가 없습니다. "나도 저런 목사 되어야지..." 다짐하고 또 다짐했었지요. 시간이 꽤 지났는데,,나는 과연 그런 목사로 살고 있는지... 부끄러운 날들이 쌓여만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