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가르침에 대하여
소멸해 버리는 상징과 언어에 의해서가 아리라 진리 그 자체에 의해서 가르침을 받은 자는 행복하다. 우리 인간의 생각과 감각은 우리를 속이기 일쑤며, 분별력 또한 거의 없다. 비록 그러한 문제에 대해 모른다고 해서, 심판의 날에 책방을 받을리 없다. 유용하고 필요한 것을 무시하고 호기심에 끌려서 해로운 것에 정신을 쏟는 것은 매우 어리석다. 우리 인간은 눈이 있어도 제대로 보지 못한다.
유개념과 종개념 따위로 도대체 무엇을 한단 말인가? '영원한 진리의 말씀'을 따르는 자만이 불필요한 개념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워진다. 만물은 말씀으로부터 시작되며, 또 만물이 말씀을 대변한다. 따라서 그 말씀이 곧 시작이며, 우리에게 진리를 말해주는 것이다. '영원한 진리의 말씀'에 의지하지 않고는 어떠한 사람도 올바르게 이해하거나 판단하지 못한다. 이 말슴을 따르는 자에게는 만물이 하나다. 도한 그러한 자는 만물을 하나로 귀착시키며 만물을 하나로 본다. 이렇게 될 때만이 비로소 정신의 안정을 누릴 수 있고 하나님 안에서 평화롭게 거한다.
"진리이신 하나님, 영원한 사랑으로 저를 당신과 하나가 되게 하소서. 온갖 것을 읽고 든는 것은 자주 실증이 납니다. 제가 갖고 싶어하고 갈 망하는 바 모든 것이 하나님 안에 있습니다. 학식 높은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잠잠케 하시고 만물도 당신 앞에서는 치묵을 지키도록 하소서."
사람이 자기 자신과 화합되면 될수록, 내적으로 단순하게 되면 될수록, 힘들이지 않고도 사물을 보다 폭넓고 수준 높게 이해하게 된다. 그 까닭은 그가 하늘에서 이해의 빛을 받기 때문이다. 순수하고 진실되고 안정된 정신의 소유자는 아무리 많은 일에 시달려도 흔들림이 없다. 왜냐하면, 이러한 살마은 모든 일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수행하고 정신적으로도 안정되어 있으므로 무엇을 하든지간에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대 자신의 마음에서 비롯된 무절제한 욕정보다 더 그대의 앞길을 가로막고 그대에게 지장을 주는 것이 과연 또 있을까? 선하고 믿음이 깊은 사람은 어떤 일에 실제로 착수하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한다. 또 어떤 것도 그 사람을 악한 욕망에 빠지게 하지 못하며, 오히려 그 사람은 올바른 이성의 방향에 따라 지혜롭게 처리한다. 자기 자신을 이기려고 노력하는 사람보다 더 큰 싸움을 벌이는 사람은 없으리라. 그러므로 우리는 자기 자신을 이겨 내기 위하여 날마다 정신력을 더욱 강하게 하고 날마다 거룩한 삶을 살기 위하여 힘껏 노력해야 한다.
현세의 삶에서 절대적으로 완벽하다는 것에도 불완전한 것이 있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식도 뭔가 애매모호한 점이 있게 마련이다. 자기가 갖고 있는 지식을 보잘것없다고 여기는 겸손한 마음가짐이 학문을 깊이 연구하는 것보다 하나님께로 더욱 가까이 가는 길이다. 이는 학문 자체를 비난하는 것도 아니고 학문적 지식을 무조건 혐오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학문 그 자체는 선해야 하고 하나님에 의해 규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언제나 양심가 고결한 삶이 학문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름들은 올바른 삶을 살기 보다는 지식을 갖추기에 급급하다 보니 기만당하기 일쑤고 아무런 소득도 거두지 못하거나 보잘것없는 이익밖에 거두지 못한다.
오, 통탄할지어다! 사람들이 학문상의 의문을 제기하듯이 악덕을 발본색원하고 미덕을 심는 데 좀 더 노력을 기울인다면, 그토록 심한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게 될 것이고 이 세상에서 그토록 나쁜 소문도 퍼질리 없으며, 수도원에서도 그토록 많은 방종이 저질러지지 않을 것이다. 진실로 심판의 날이 되면, 우리는 무엇을 읽었는가에 대해서가 아니라 무엇을 행했는가에 대해 심판을 받게 될 것이며, 얼마나 말을 잘했는가에 대해서가 아니라 얼마나 진실하고 깨끗하게 살아왔는가에 대해 심문을 받게 될 것이다. 이제 나에게 대답해 보라. 생존 시에 학문으로 이름을 펼쳤던 모든 학자들과 박사들이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그대는 알고 있는가? 그러한 학자와 박사들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후배들이 그분들에 대해서 생각하는 경우는 아마도 드물 것이다. 즉 그들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꽤 명망이 있는 듯했느나 이제 그들은 화제의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
아, 이 세상의 영화가 얼마나 빨리 사라져 버리는가? 과연 그들의 생애가 그러한 학문과 일치되는 것이었을까! 그리고 그들의 연구와 독서가 선한 목적에 부 합하는 것이었을까! 하나님께 예배하는 데에는 소홀히 하면서 세상의 헛된 학문에만 전념하다가 죽어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그들은 겸손한 사람이 되기보다 오히려 존귀한 사람이 되고자 하기 때문에 결국 그들의 생각은 허무한 망상일 뿐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데에 힘쓰는 사람이 진실로 위대하다. 자기 자신을 하찮게 여기고 이 세상의 모든 영예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이 진실로 위대하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기는 살마은 진실로 현명하다. 그는 그리스도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자기의 뜻을 내세우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받드는 사람이 진실로 학식이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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