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금식
이스라엘 백성들은 정해진 금식을 하며 정해진 십일조를 드리고 정해진 예배를 드렸으나 그 마음에 하나님을 공경하지 아니하며 형식에 매여, 체면을 지키려고, 마지못해 의무를 이행하듯이 하므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지 않으셨음을 이사야서를 읽을 때 깨닫게 된다. "내가 기뻐하는 금식은 흉악의 결박을 풀어 주며 멍에의 줄을 끌러 주며 압제 당하는 자를 자유하게 하며 모든 멍에를 꺾는 것이 아니겠느냐.(이사야 58장 6절)" 라고 하나님은 말씀하셨다.
나는 금식을 두려워하였다. 내가 처음으로 금식이라는 것을 해 본 것은 대학 2학년에 등록을 마친 2월의 어느 3일 동안이었다. 대학 1학년 때 C.C.C(한국대학생선교회)에서 활동을 했는데, 2학년 등록을 마치고 나서 3일 동안 전 회원들이 어느 산 속에 있는 기도원에 가서 금식기도회를 가졌다. 철이 없던 시절이었던지라 둘씩 짝을 지어 밤에 너른 바위를 하나씩 배정받아 담요를 둘러쓰고 기도를 하라고 했는데, 하필이면 나와 비슷한 수준의 신앙을 가진 같은 학년 가정과 자매와 짝이 되었으니, 기도는커녕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누다가 별을 헤다가 급기야는 저 구름은 붕어빵 같구나 저 구름은 송편 같구나 온갖 먹는 얘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새벽이 되었다.
나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창피하고 한심한 금식기도회를 끝내고 마지막 날 점심 때 하얀 쌀죽을 먹는데 어찌나 김치죽이 먹고 싶던지 집에 가자마자 김치죽을 끓여 먹어야지 하며 부지런히 자취방으로 돌아왔다. 금식 후 사흘 동안은 흰 쌀죽을 먹어서 보양을 해야 건강에 지장이 없다고 선배들이, 간사님이 그토록 당부했건만, 자취방에 돌아오자마자 김치죽을 끓여 냄비 채 방에 들여와서 실컷 먹었더니 그제서야 허한 뱃속이 찼다. 그리고나서 한 일주일동안 얼굴은 탱탱 붓고 몸은 무겁고 하여 고생 좀 했더랬다. 그것이 난생 처음으로 해 본 나의 금식기도였다.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뜨뜻해진다.
작년에 목사인 남편이 교회문제, 자녀문제를 가지고 ◯◯◯금식기도원에 금식기도를 하러 갔다. 3일을 작정하고 갔는데, 원장님께서 8일을 하라고 하셔서 순종하는 마음으로 8일을 하게 되어 주일예배를 부득이하게 내가 인도해야할 형편이 되었다. 그 문제로 원장님과 의견 충돌을 일으켜 전화로 싸우다시피 하여 더더욱 금식기도를 두려워하게 되었다. 남편은 살이 8kg이 빠져서 돌아왔고, 그 이후 기도의 줄을 잡아 간신히 회복의 길에 서게 되었으나 아직도 기도가 부족함을 느껴 다시 금식기도를 해야 할 필요를 느끼고 있다. 시골에서는 가을부터 겨울까지 먹을 것이 주변에 널려 있어 여간해서는 금식을 할 수 없다. 우리 부부는 금식을 하지 못하는 이유를 주변에 먹을 것이 많아서, 성도들이 가져다주는 먹거리를 안 먹을 수 없어서 라고 궁색한 변명을 들이대며 평소에 금식을 한 적이 별로 없다.
그러다가 2011년 12월 12일 밤부터 15일 새벽까지 우리 교회에서 부흥회를 하게 되었다. 부흥 강사 목사님은 특별한 분이셨다. 그 분은 금식기도를 많이 하는 분이셨다. 첫 날 저녁식사를 마친 후 "저는 매일 아침과 저녁을 금식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부흥회 기간이니 말씀을 전하려면 힘이 좀 있어야 하니까 특별히 이 기간 동안에는 저녁식사를 하는 걸로 하겠습니다만, 아침 식사는 안 하니 그리 아십시오." 라고 하셨다. 사실 새벽기도를 마치고 아침 식사 준비를 하려면 여성도님들이 여간 바쁜 것이 아니다.
아침 식사를 안 하시니 참 편하고 새벽기도회에도 집중을 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남편도 강사 목사님을 따라 아침 금식을 했다. 그러니 부흥회 기간에 시간의 여유가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나였다. 오전 집회를 마치고 오신 분들에게 고마워서 간식을 제공하기로 했다. 간식으로는 둘째 날은 백설기떡, 셋째 날은 팥찰떡을 했다. 떡을 맡은 나로서는 떡 맛을 보아야만 했기에 오전 집회가 시작되기 전 떡을 찾아온 나는 떡의 간을 보아야 했다. 떡은 뭐니뭐니해도 간이 맞아야 한다. 그러다 보니 나는 아침 금식을 할 수 없었다. 사실은 나도 강사 목사님을 따라 아침 금식을 해보려고 했는데......
셋째 날에 강사 목사님을 뒷바라지 하시는 사모님, 기도원 원장님, 전도사님이 오셨다. 이 부흥회를 위해, 산성교회를 위해 이 분들은 그동안 금식기도를 했다고 하셨다. 그 외에도 여러 분들이 산성교회 부흥회를 위해 금식기도를 하고 있다고 하셨다. 그러니 나는 부끄러울 수밖에 없었다. 당사자인 나는 부흥회 전에도, 지금도 금식기도를 하지 못했는데, 타인들인 그들이 금식기도를 한다고 생각하니 몸 둘 바를 모르게 죄송했다. 손님들도 오시고 해서 점심 식사를 맛있는 걸로 식당에서 대접하기로 하여 차를 타고 김제로 갔다. 아주 맛있는 훈제 오리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이 그 곳에 있었다. 마침 식성이 까다로운 원장님이 가장 좋아하는 요리가 오리고기라고 해서 다행이다 싶었다. 그분들이 훈제 오리 고기를 맛있게 드시니 기뻤다.
식사를 하면서 금식기도 얘기가 나와 남편이 강사 목사님 덕분에 아침 금식을 하게 되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원장님께서 "사모님도 아침 금식 했소?" 라고 물으셨다. 얼떨결에 나는 "원장님, 사실 저도 금식을 하려고 했는데요, 오전 집회 후에 나누어 주려고 떡을 해서요, 제가 떡의 간을 봐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금식을 할 수가 없었어요. 근데요, 밥은 안 먹었어요." 하니 모두가 배꼽이 빠지게 웃으셨다. 강사 목사님은 "사모님이 말씀을 너무 재미있게 하시네요." 하면서 웃으시고, 원장님은 하도 어이가 없으신지 따라서 웃으시면서, "하나님을 기쁘게 하랴, 사람을 기쁘게 하랴. 이왕 해버린 떡인데 간은 보아 뭐하노?" 라고 하신다. 나는 끝까지 우기면서 "아니예요, 이미 해버린 떡이라 해도 간을 보아야 성이 차거든요." 하고 응수했다.
그 때 강사 목사님 사모님이 하시는 말씀, "어느 날 금식기도원에 갔는데, 오전에 대학생들 한 팀이 금식기도 하러 왔어요. 그래서 참, 기특하구나, 요즘 젊은 애들이 금식기도를 다 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한참 후에 어디서 삼겹살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하는 거예요. 알고 보니 그 아이들이 기도원 후미진 곳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고 있는 거였어요. 금식기도 하러 왔다더니 이게 무슨 일이냐고 했더니, 걔들이 우린 밥은 안 먹고요, 고기만 먹을 거예요, 그러더라니까요." 하니 한바탕 폭소가 터졌다. 참, 사모인 내가 철없는 그 대학생들하고 같은 수준이네.
어느 시골교회에서 목사님이 새로 부임하여 교회를 쇄신해보겠다고 전교인 100일 아침금식기도를 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어느 여 집사님이 생전 처음으로 금식기도를 하게 되었다. 금식기도 기간 어느 날 오전에 그 집사님 댁을 심방한 사모님이 깜짝 놀랐다. 집사님이 차도 내놓고, 과일도 내놓더라는 것이다. "집사님, 이게 웬일이세요? 지금은 금식기도 기간이잖아요?" 그랬더니 그 집사님 왈, "아니, 난 밥은 안 먹어요. 하지만 속이 하도 허해서 과일이랑 차는 마셔도 되는 줄 알고요. 금식기도는 밥만 안 먹으면 되는 것 아닌가요?" 하더란다. 그 얘기를 들은 어느 분이 "금식이 아니라 금반이구만요." 해서 모두 웃었다. 알고 보니 금식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있었다. 이 기회에 나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진정한 금식이란 무엇일까 고민해 보았다.
사실, 금식기도를 하는 우리가 진정으로 하나님께서 기뻐하는 금식기도를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 받으려고, 하나님께 떼를 써서 문제를 해결해 보겠노라고 하는 금식기도이지, 어디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금식기도가 그리 흔하던가? 하나님께서 그러셨지. "너희를 위한 금식이 아니었더냐?" 라고. 사람들은 문제가 없을 때에는 금식기도를 잘 하지 않는다. 문제가 생기면 그때서야 금식기도를 하면서 콧물 눈물 흘리며 울부짖는다.
하나님이 보실 때 얼마나 한심하실까? 진정으로 잃어버린 한 영혼을 위하여 금식하며 울며 부르짖어 본 적이 있는가? 노아 홍수 심판이 있기 전의 시대처럼 죄악이 관영하고 사회가 어둡고 약자들과 가난한 자들이 강자들과 부자들에게 착취당하여 더욱 더 가난해져가는 이 시대를 위해서 가슴을 치며 통곡하며 금식하는 자들이 얼마나 될까?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이렇게 금식기도 하는 자들을 찾고 계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 자신조차도 안일하고 편안한 삶에 안주하여 사느라고 제대로 된 금식기도 한 번 못해보고 살고 있다.
나는 3일 금식도 두렵고 힘들어서 금식기도를 하러 오라고 권하는 기도원 원장님에게 "3일만 하라면 한 번 가보겠어요." 했더니, 웃으시면서 "처음에는 3일도 힘들지만 차츰 나아져서 5일, 10일, 20일, 40일 금식도 너끈히 할 수 있게 돼." 라고 격려해 주셨다. 그리하여 우리 교회에서는 중직들(장로님, 권사님, 안수집사)과 함께 2012년 신년 3일 금식기도를 2012년 1월 1일 저녁부터 4일 오전까지 금식기도원에 가서 하기로 하였다. 그 후의 이야기는 다음에 할 기회가 있으리라.
우리의 목회 10년 동안은 엘리야가 갈멜산에서 850명의 바알 제사장들과 아세라 제사장들과 결투를 했듯이 전투적으로 악한 영들과의 치열한 대결을 했던 것 같다. 그러고 나니 올해 우리 부부는 마치 엘리야가 이세벨을 피해 도망가다가 로뎀나무 아래 앉아 하나님께 어리광을 부리듯이 주저앉아 있었던 것처럼 침체에 빠진 듯한 시기를 맞이했다. 그리하여 연초에 목사님이 기도원에 가서 8일 동안 금식기도를 하면서 조금 회복이 되었고, 그곳에서 훌륭한 목사님을 만나 2011년 12월에 3일 동안 우리 교회에서 부흥회를 했다.
주제는 <변화와 회복>이었다. 우리가 그렇게 요구한 것도 아니었는데, 기도를 많이 하는 목사님인지라 그 분이 기도 중에 우리 교회의 상태를 진단하여 제시한 것이었다. 부흥회를 통해 성도들이 많이 변화되었고 회복되었다. 일단 새벽기도회가 살아났다. 신년 금식기도를 통해 성령 충만을 받아서 더욱 더 변화되고 회복되어 새해에는 더욱 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목회자와 성도들이 되리라는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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