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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성을 벗고 탁월한 교사가 되기로

예림의집 2011. 1. 20. 15:17

전국 교회를 돌아다니며 교사교육을 하다보면 이따금 마무리 하는 시간에 사회자가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강의를 잘 들었는데 사실은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이지요? 잘 정리해 주셨습니다.”

  물론 강의를 듣는 환경이란 것이 강사의 모든 것을 내어놓기에 충분한 것은 아닙니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신참교사에서 시작해서 수십년을 교회학교에서 봉사하고 사회경험을 다양하게 하신 분들까지, 심지어 대학교수도 계시니까 정말 어렵기도 하지요. 게다가 강사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시간은 짧으니 늘 말이 빨라지고 시간을 30분에서 60분씩 연장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저를 포함해서 우리 모두의 속성 탓입니다. 우리는 새로운 것을 배우면서 “아, 그거 다 이전에 배운거야. 난 알고 있었어...” 하면서 더 배우기를 즐거워 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교회교육의 문제는 여러 가지로 말할 수 있지만 그 대안은 의외로 쉽습니다. 바로 교사의 전문성 진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르치는 이가 전문가이면 무슨 문제든지 해결이 가능하지요. 남보다 잘 가르치는 교사가 아니라 어제보다 더 나아진 탁월한 교사.

  그렇게 준비된 교사가 되기 위해서 오늘도 공부를 해봅니다. 우리 모두가 대학교수처럼 전문성을 갖는 그 날까지 열심히 공부하면 어떨까요? 제가 함께 하도록 하지요.

  “오늘 배우기를 멈추는 사람은 내일 가르칠 자격이 없다.”

 

 

상식과 과학

 

교육 문제는 물리학이나 미생물학처럼 사람들이 잘 알고 있지 못한 어떤 사실이나 현상에 관련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교육 문제란 대개 많은 사람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직접 경험하고 또 해결하려고 하였던 평범한 것들이다. 거기에는 호기심을 충족시킬 만한 새로운 사실도 많지 않고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위대한 발견도 거의 없다. 누구나 일상적으로 체험하는 사실과 현상에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교육과 과학적 연구는 뻔히 알 수 있는 것들을 다루고 있으며 간단한 것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을 가할 수 있다.

 

교육과 심리의 과학적 연구는 정말로 상식적 견해를 일반화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에 불과한 것일까? 이 문제에 직접 대답하기 이전에 몇 가지 구체적 문제를 놓고 생각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1. 문제 상황 1: 초등학교 학생들의 국어교육에서 학생을 지적하여 읽힐 때 어떤 방법을 써야 하는가?

상식적 견해: 교사는 학생들을 무작위로 선정하여 언제 수가 걸릴지 모르게 함으로써 모든 학생들이 주의 깊게 내용을 따르도록 하여야 한다. 만약 교사가 똑같은 순서를 정해 놓고 읽힌다면 학생들은 자기 순서가 언제인지 알게 되어 결국 자기가 읽게 될 줄에만 집중하게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다른 줄을 읽을 때는 주의 집중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연구의 결과: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결코 간단하지가 않다. 예를 들면 1학년 학생들의 경우 앉은 순서대로 읽혀서 모든 학생들에게 읽을 기회를 줄 때 성적이 훨씬 더 향상된다. 이런 방법은 학생들이 자기 순서가 언제이며 어디를 읽게 될지 미리 알고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저학년의 경우 학생들이 읽고 그것에 대해서 교사가 적절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다른 학생들이 읽을 때 주의 집중을 하는 것보다 학습 효과를 증진시키는 것 같다. 앉은 순서대로 시킨다는 것은 어떤 학생도 소홀하게 다루지 않고 모든 학생을 참여 시킨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2. 문제 상황 2: 초등학교 학생이 아무런 승낙도 받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이리 저리 옮겨 다니는 일이 되풀이 될 때 교사는 무엇을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상식적 견해: 교사는 학생이 자리에서 일어날 때마다 제자리에 앉아 있어야 한다고 말해 주어야 한다. 되풀이해서 제 자리에 앉으라고 말해 줌으로써 학생이 교실에서 지켜야 할 규칙을 기억하고 지키도록 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이다. 만약 교사가 그 때 잘 타이르지 않고 그대로 놔두면 그 학생은 다른 학생들까지 규칙을 지키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될 것이다.

연구의 결과: 학생이 아무말 없이 자리에서 옮겨 다닐 때 교사가 앉아 있으라는 말을 하면 할수록 그 학생은 자리를 옮겨 다니는 경우가 그 만큼 더 많아진다. 그러나 학생이 자리를 옮겨 다닐 때 무시하고 그대로 놔두었다가 학생이 자리에 앉게 되면 바로 그때 칭찬을 해주는 경우 자리에서 뜨는 비율은 급격하게 줄어든다. 이런 경우 교사가 "앉아 있어라!"고 말하는 것은"일어나 다녀라!"고 말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3. 문제 상황 3:대학에서 학생들이 능률적으로 강의를 들으려면 노트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상식적 견해: 강의 노트를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것은 과목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체로 기억력이 나쁜 학생은 잊어버리기 이전에 모든 것을 노트해 두어야 한다. 기억력이 뛰어난 학생의 경우 주의 집중에 방해가 될 것임으로 노트를 하지 않고 열심히 강의에 집중하여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다.

연구의 결과: 기억력을 측정하고 주의 집중하는 정도와 학습의 양을 수량화한 연구에 의하면 일반적 추측을 거의 뒤집어 놓다시피 하고 있다. 기억력이 낮은 학생이라고 하더라도 강의에 집중하여 잘 듣는 학생들이 노트를 한 학생들과 같은 수준이거나 또는 더 많은 양의 학습을 한다. 기억력이 아주 뛰어난 학생들의 경우 노트를 한 학생들이 단지 주의 집중만을 잘해서 강의를 들은 학생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학습을 한다. 강의 중에 노트를 하는 것은 기억력이 낮은 학생이 주의 집중하여 강의를 듣는 것을 방해하지 않는 데 이 점에서는 기억력이 높은 학생도 마찬가지이다.

 

4. 문제 상황 4: 학교에서 뛰어나게 우수한 영재 학생이 있을 경우 월반을 하거나 상급학교에 조기 입학시켜야 하는가?

상식적 견해: 월반이나 조기 입학은 학생들의 교우 관계를 어렵게 한다. 정상적 과정을 거친 학생들에 비해서 정서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발달이 뒤지기 때문에 나이 많은 학생들과 어울리면 적응하기 어렵게 된다. 사회적 적응이 중요한 발달 단계일수록 월반이나 상급학교 조기 입학은 좋지 않다.

연구의 결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 대학원 등에 조기 진학한 영재들은 정상적 과정을 거친 일반 학생들과 같은 수준 또는 훨씬 더 높은 수준에서 적응하고 있다. 월반이나 조기 진학과 같은 것은 그 학생의 지능, 사회적 성숙도, 성격 발달 정도 등과 같은 여러 변인을 고려하여 결정 하여야 한다. 명백히 어떤 학생들에게는 월반이나 조기 진학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5. 문제 상황 5:학생들이나 일반인에게 학습 자료 내지 독서 자료를 제시할 때 내용을 어떻게 조직하는 것이 읽는 사람들의 이해 증진에 가장 도움이 될까?

상식적 견해: 읽을 내용을 논리적 순서에 따라서 조직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만약에 논리적 순서를 따라서 조직하지 않는다면 독자들은 그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 불필요한 고통을 많이 겪게 될 것이다.

연구의 결과: 프로그램 학습 자료 제작이 읽기 자료를 조직하기 위해서는 최선의 방법이 된다. 그러나 프로그램 학습 자료를 어떻게 조직하느냐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들과 관련되어 있다. 논리적 순서로 제작된 프로그램 학습 자료와 순서 없이 마구 뒤섞어 짜여진 프로그램 학습 자료의 효과를 분석한 연구들은 대체로 이 둘 사이에 차이가 없음을 보이고 있다. 또한 토론 내용이 논리적으로 정리된 경우와 논리적 순서에 관계 없이 된 경우 그 토론을 듣고 이해하는 것에는 별로 큰 차이가 없음을 보이고 있다.

 

만약에 앞의 문제 상황에 대한 논의에서 연구 결과를 먼저 제시하였다면 많은 독자들은 그것을 뻔한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짐작하던 그대로라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교육학이나 교육심리학의 연구 결과를 자명한 것, 뻔한 것, 상식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까닭은 무엇에 있는가? 사람들은 스스로 익숙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관해서 새로운 사실이나 지식이 발견되어도 그것을 자명한 것이라고 하거나 자신도 의례히 그럴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교육 문제나 교육심리 문제에 관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전문가처럼 상식적 견해를 주장하고 전문적 연구를 상식과 혼돈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 문제에 관련된 해답을 제공할 수 있는 하나의 실험연구를 살펴보겠다.

 

바레츠(Baratz)의 연구: 자명한 것이라는 반응은 얼마나 정상인가?

 

바레츠는 '명백하다고 하는 반응'이 어떻게 정당화되고 있는가에 관련된 실험 연구의 결과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바레츠는 심리학개론을 수강하고 있는 84명의 대학생들에게 사회과학 연구에서 발견된 16가지의 사실을 제시하였다. 8가지는 연구에서 발견한 사실대로 제시하고 8가지는 연구에서 발견한 것과 정반대로 제시하였다. 16가지 연구 결과는 모두 진인 명제와 위인 명제 두 가지로 나누어서 학생들에게 제시하였다. 그런데 학생들을 반으로 나누어서 전반의 학생에게 다음 예와 비슷한 명제에 대해서 반응하도록 하였다.

1. 독신 여성은 독신 남성보다 자신이 결혼하지 않은 처지에 대해서 더 많은 고민을 토로한다.

그러나 전반의 학생들에게는 위와 정반대 되는 내용에 대해서 반응하도록 하였다. 그 예는 다음과 같다.

2. 독신 남성은 독신 여성보다 자신이 결혼하지 않은 처지에 대해서 더 많은 고민을 토로한다.

학생들은 이 명제가 얼마나 자명하고 뻔한 것인가를 판단하여 다음의 여러 가지 가운데서 하나를 선택하여 반응하도록 하였다.

1)반대 결과가 아니고 바로 그런 연구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었다고 나는 확신한다.

2)반대 결과가 아니고 바로 그런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나 나는 확신하지는 못하겠다.

3)그런 연구결과가 아니고 그와 반대되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나 나는 확신하지는 못하겠다.

4)그런 연구결과가 아니고 그와 반대되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었다고 나는 확신한다.

 

앞의 문장 1이 참된 연구결과라고 이야기해주었을 때 학생들의 80%가 그런 결과를 예상했었다고 반응하였다. 바꾸어 말하면 앞의 답지 1)이나 2)에 반응한 학생이 80%에 이르렀다. 반면에 뒤의 문장 2가 참된 연구 결과라고 말해 주었을 때 학생들의 66%가 그런 연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 했었다고 반응하였다.

서로 반대되는 결과를 가지고서 학생들은 두 집단에서 모두 '자명한 사실'로 판단하고 있으면서도 그들은 그런 결과가 당연히 나올 것으로 사전에 미리 예측하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교육학이나 교육심리학의 연구결과를 읽어보고 나서 그것을 알게 되었음에도 많은 사람들은 사전에 벌써 그렇게 결과가 나올것으로 예측하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실험적 연구라고 하겠다. '사례적으로 사실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고도 '사전부터 알고 있는 자명한 사실'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어떤 연구결과를 제시하던지 상관없이 그것을 미리 예견하거나 알고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교육심리학의 연구결과를 자명한 것으로 생각하고 상식적 견해 이상의 것을 말해 주는 것이 없다는 일반인의 그릇된 견해가 커다란 오류를 지니고 있음을 바레츠의 연구는 잘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이런 오류는 교육학이나 교육심리학 분야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일반인들이 친숙하게 접하고 있는 평범하고 일상적 현상을 다루는 대부분의, 학문 분야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교육심리학이란 상식적 관점을 정리하거나 체계화한 것이 아니라 교육 현상에 관련된 인간 행동과 인간 특성의 문제를 엄밀한 과학적 방법으로 탐구한 연구결과를 체계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