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머무는곳
(우성산)
어디서 오느뇨?...
어디로 가느뇨?...
강가 모래톱에 듬성히 서있는 버드나무 갈대밭에
갈대들의 합창소리 뒤로한채 바삐 달려가는 바람이여!
너른 들판 논뚝길 미류나무 앙상한 가지끝을 흔들더니
산중턱의 구부러진 노송나무 솔새소리 입맞추고,
한길반 어린 상수리나무 마른잎 와사삭 놀래키며,
딱새의 보금자리 빨간 까치밥 달린
찔레나무 덤불숲을 기웃 한번 하드니만,
산허리 핥아 가랑잎 날리고선~
옛날 시골동네 최부자집 행랑채 만한
바위가 비스듬이 누워 있어...
차르르~떨어저 내려 흐르는 물길을 저만치로 돌려 놓는곳.
돌배기 검지손가락 만한 개오지 눈섭에 붙은 고드름이
따스한 햇볕에 오색구슬 되어 흘러 내리고,
어른키 한길은 되엄직 한 물속으론
피래미.불거지. 참마자떼가 한가롭고,
10살아이 배꼽닿는 물가.
마디풀 발 담그고 고마니풀 우거진 물속
미꾸라지 붕어 버들치 물방개 의 요람인곳.
이곳에도 바람은 와 있을터...
발목 잠길 물위엔 소금쟁이 미끄럼 타고,
우수 지난 개구리가 머지않아 놀라 깨어
엽전꾸러미 같은 알주머니 를 서리 서리 풀어 놓을곳.
아하!~이곳에서 바람은 쉬려고 하는가 보다!
물기 머금은 바위엔 톳나물이 싹을내고
청보리밭 얕으막한 둔덕위로, 쇠뜨기풀.머위.씀바귀.
참쑥.애기똥풀.달래.냉이.삐비풀에 할미꽃도 피여날터...
물소리에 장단맞춘 뱁새의 울음소리.개오지 눈뜨는 소리.
가끔씩 들려오는 산꿩소리 뿐인곳.
산넘고 바다건너 구만리길 쉬임없이 달려온 이곳에서
아하!~정녕 바람은 머물려 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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