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이런 건 묻지마라.
대화란 물음과 답변의 연속이 될 수도 있겠지만, 내가 뭘 묻고, 어떻게 대답하느냐에 따라서 상대가 바라보는 내가 형성된다. 외모로 첫 인상이 어느정도 생성되었다면, 그 이후는 대화가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결정하게 된다. 절대 묻지 말아야 할 것들을 몇가지 살펴보자.
재미 없어요?
그건 묻지 않아도 만남 후의 상대방의 태도로 알 수 있을 것이다. 굳이 입아프게 소리내서 물을 필요 없다. 그리고, 기본적인 예의상 재미없다고 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는 것을 알아두자. 상대가 "아니요, 재미 있어요" 라고 답했다고 안심하는 것도 좀 웃기다는 얘기다. 그리고 하나 더, 만약 상대가 재미없다고 솔직하게 이야기 한다면 그 때는 그걸 수습할 방법은 있는가? 상대와 대화 할 때에는 확인하려 들지 말자.
몇 번이나 사귀어 보셨어요?
이 말의 임팩트는 "브래지어 사이즈가 어떻게 되세요? A컵 이시죠?" 이 말과 같다는 것을 잊지말자. 자신의 옛 사랑 이야기를 늘어놓기 좋아하는 남자들의 경우, 여성들에게도 이러한 떡밥을 던져 그 이후의 말이 나오길 유도하는 사람이 있는데, 중고차 사러 온 거 아니다. "이 차 몇 Km 뛴거에요?" 라는 말은 중고차 시장에서나 꺼내도록 하자. 당신이 몇 번이나 사귀어 봤는지도, 제발 이야기 하지 말길 바란다. 재미도 없는 당신의 옛 사랑 얘기나 들으려고 비싼 커피 마시러 온 거 아니다.
저 어때요?
일부 솔로부대 남성대원들은 여자를 만나는 자리에서 꼭 이런 것을 물어 자신의 이미지로 소중히 간직하는 모습을 보인다. 여자사람들이 해 준 립서비스를 신앙처럼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전에 만났던 여자는 나보고 바비킴 같다던데?" 또는 "그 여자가 내 목소리 정말 좋다고 그러던데" 라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대놓고, "얼굴이.. 억울하게 생기셨네요" 라고 말하거나, "얼굴과 목소리가 매치 안되네요" 라고 이야기 해 줄 여자는 많지 않다. 긴장하자.
5. 가르치지 마라.
수업받으러 온 거 아니다. 당신과의 만남을 방과후 수업으로 만들지 마라. 자랑하기에서 이어진 부분이 될 수도 있겠지만, '국내 정치현실에 대한 비판'같은 건 아고라 게시판이 있으니 거기에 적어두자. 'DSLR 사용법' 같은 것도 SLR클럽에 사용기 적는 곳이 있으니 거기에 적어두자. 아는 분야의 얘기가 나왔다고 물 만난 듯 수업을 하진 말잔 얘기다. 그래, 당신 잘 알고, 잘 한다. 하지만 제발 상황 봐가면서 이야기를 꺼내자. 컴퓨터 포맷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상대에게 '웹 2.0과 익스플로러 6' 같은 얘기를 꺼내서 무슨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상대가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을 좋아한다면 그냥 좋아하게 놔두자. 굳이 대본 논란이나 '그거 다 짜고 하는 거에요' 라고 알려줄 필요가 없다. 일부 대원들 중에는 연예계 기자나 방송국에 아는 사람이 있어 흔히 '엑스파일'로 불려지는 뒷담화를 많이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이 직접 보지 않았으면 제발 상대와 만나는 자리에서는 옮기지 말자. 누가 게이라느니, 이번에 결혼한 누가 예전 누구와 사귀었다느니, 거기에 친인척 및 지인의 신분을 내세워 그 이야기에 신빙성을 더할 필요도 없다. 상대가 관심을 보였다면, 차라리 상대에게 물어보자. 더 놀라온 얘기들을 꺼내줄테니 말이다.
자기 자랑거리나, 열심히 공부한 분야의 이야기가 나오더라도 '맛보기' 수준에서 끝낼 수 있길 기원한다. 이번 만남이 당신의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는 시기는 아니다. 지금 다 쏟아 부으면 나중에 할 말이 없을 수도 있다. 그리고 당신이 충분히 그녀를 배려하고 경청한다면 -또, 적절히 상황에 맞는 화두를 꺼낸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당신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지그문트 프로이드에 대한 이야기를 아는가? 그를 만나 본 사람들이 꺼낸 이야기를 함께 보자.
-카네기 인간관계론(씨앗을뿌리는사람), 154p
이제 뭘 해야 할지 조금 알겠는가? 그녀의 말을 사정없이 잘라대며 치고 들어와 내 생각만 꺼내 놓는 것은 싸울 때 필요한 것이지, 서로를 조금씩 알아갈 때 필요한게 아니란 얘기다.
6. 당신도 냄새나는 남자인가?
세계 20개국 여자를 대상으로 한 '최악의 남자'라는 설문조사에서 1위로 뽑힌 남자가 무엇인 줄 아는가? 못생긴 남자도 아니고, 말 못하는 남자도 아니고, 잘난 척 하는 남자도 아니고, 마마보이도 아니고, 바로 '냄새나는 남자' 였다. 비유가 아니라, 말 그대로 '냄새' 나는 남자란 얘기다.
필라델피아 모넬케미컬센스센터 연구팀에 따르면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체취를 감별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이는 여성이 배우자를 선택할 때 남성의 땀냄새에서 건강 상태와 유전적 정보를 전달받는 본능 때문" 이라고 한다. 여성을 만날 때, 그냥 집에서 입던 옷 대충 입고 안 감은 머리는 모자로 커버하며 나가는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아주 오래사귀어 방귀와 트름까지 다 튼 연인이라면 몰라도 말이다. 평소에 엄마로션을 바른다면 계속 그럴 바르길 추천한다. 친구가 선물해준 싸구려 향수를 뿌린다거나, 찜질방에 가서 샤워를 한뒤 무료로 제공되는 로션을 바르지 말고 말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은, 암내가 심하거나 입냄새, 혹은 발냄새가 치명적이 아니라면 자신의 향기를 그대로 간직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 유행에 민감하며 자신이 고집하는 향수나 로션의 향이 있다면 모르지만, 평소 그런 것에는 무심한 채 "비듬 생기면 니조랄 쓰면 되는거지 뭐" 라고 생각했다면 무슨 향인지도 모른채 향수라고 무작정 뿌려대거나, 남성의 향기를 풍겨야 겠다고 쓰지 않던 남자 스킨 로션을 바르는 것 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야기 하고 있는 부분은 사실 향수나 로션에 대한 부분이라기 보다는 '나에게 익숙하며 내가 해오던 것을 그대로 보여주자'는 이야기에 가깝다.
그렇다고 키보드 청소용 솔처럼 코에서 나와있는 코털을 보여주자거나, 기네스북에라도 나가려는 듯 손톱을 길러 보여주자는 얘기가 아니다. 지인중에 서른 다섯이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겨울이 되면 코에 백사가 사는 분이 있다. 백사란, 우유 빛깔의 콧물을 이야기 하는데, 그 분이 여자사람과 만나 뜨거운 라면을 먹을 때면, 항상 그분 보다 백사가 먼저 내려와 국물을 한 모금 먹고 들어간다. 자신의 코에도 백사가 산다면, 제발 다시 집으로 돌려 보내기보다 화장실이라도 가서 밖으로 꺼내주자. 아무리 오랜 친구처럼 기르는 백사라도, 이제 그만 놓아주자는 얘기다.
지금까지 이야기 한 것들은 사실 대단한 스킬이라거나 기술이 아닌 아주 기본적인 것들이다. 말을 되받아 치는 센스를 강조한 것도 아니고, 무슨 이야기를 꺼내서 상대를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를 이야기 한 것도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세세한 기술을 알고 싶어하겠지만, 결국 기본이 없다면 빛좋은 개살구 일뿐, 이번 타석도 삼진으로 물러날 것이다.
내 생각에, 여자는 대단한 것을 바라거나, 어마어마한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당장 회사에서 무슨 일이 있었다고 불평을 할 지라도 당신이 "그 사람 전화번호가 뭐에요? 내가 해결해 줄게요" 라거나 "그 색히 내가 손 봐줄까요?" 라는 이야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남자는 그것을 자신이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하겠지만, 여자는 그냥 "와, 정말 나쁜놈 이네요. 속상하셨죠? 그런 사람들 정말 혼내줘야 하는데, 너무 속상해하면 스트레스만 받으니까, 맥주 한잔 마시고 풀자구요" 라는 이야기만으로 해소 될 수 있다.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고, 그 이야기를 받아 줄 수 있는 것 말이다.
"여자를 만나서 이 이야기만 꺼내면 100% 꼬실 수 있다" 라거나 "처음 만나는 여자에게 이걸 보여줘라" 라는 이론들도 있겠지만, 떨어진 깃털들을 모아 새들의 여왕자리에 올랐던 까마귀가 비참한 말로를 맞이한 것처럼 잔기술은 언제나 그 한계를 보여주기 마련이다. 그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기다려라. 재촉하지 않아도 해는 뜨고, 아침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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