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개척선교 관점에서 본 2009년 중국선교
2008년을 돌아보면
2009년을 생각하기에 앞서, 2008년을 돌아보면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한 해 동안 중국당국이나 중국선교계 모두 한 차례 홍역을 치르고, 또 선교사로서는 한 차례 더 독감을 앓은 듯한 느낌이다. 연초부터 중국에 닥친 각종 재해들로 중국 전역은 몸살을 앓았고, 비자문제로 선교사들을 하나둘씩 장기사역자들을 중심으로 내어 보내기 시작하다가 급기야 여름문턱을 들어서서는 거의 모든 현장에 긴장감이 돌았다. 올림픽이 지나도 이러한 상황은 지속될 것이고 그 긴장감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았다. 그러나 올림픽은 무사히 끝났고 의외로 9월을 접어들면서부터는 긴장감은 급속도록 완화되었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전 세계에 불어 닥친 경제적 위기감과 함께 급등하는 중국물가와 환률 상승은 새로운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는데 현지에서 느끼는 체감물가는 거의 몇 달 전에 비해 거의 두 배에 이르는 상황이다.
2008년의 중국은 1, 2월에는 중남부지방의 폭설재해, 3월에는 동남부지방의 홍수재해, 급기야 올림픽과 관련된 티베트사태와 5월의 쓰촨(四川) 지진으로 국가적 위기의 상화에 마주했다. 올림픽에 국운을 걸다시피 한 중국이었지만 체제보호에는 조금의 소홀도 허용할 수 없기에 올림픽을 앞두고 지나칠 정도의 경계로 외국인에 대한 단속을 일찍이 시작하게 된다. 중국 내 장기 외국인 체류자들은 그들의 비자상황을 점검하고는 일말의 의구심만 있어도 비자연장을 해주지 않고, 또한 방문비자는 말할 것도 없고 단순여행객에 대해서도 중국입국전의 비자발급에 있어서 숙박권과 항공권을 첨부해야만 했다. 올림픽을 전후해서는 일정규모 이상의 외국인이 묵게 되면 숙박업소에서 바로 파출소로 연락을 하고 공안들이 일일이 확인하는 상황은 너무 지나친 것이었다. 중국당국으로서는 만일의 상황을 대처하겠다는 강한 의지였고 이러한 단속은 오히려 올림픽을 위축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동안 올림픽을 전후하여 중국선교의 환경변화에 대해 많은 논의들이 있었음에도 아직 판단할 단계는 아니다.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하자면 중국인들의 세계화인데 그들이 세계를 보는 안목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고, 중국교회도 이에 따른 선교의식의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올림픽 이후에도 중국 내 장단기 사역자들과 한인교회에 대한 압박과 긴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더구나 하반기부터 시작된 환율비상은 예전의 IMF시기만큼이나 경제난을 가져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2009년 중국선교를 생각해 보면, 긴장감은 여전하고 경제적 어려움은 더하고 있기만 한국교회와 현지선교사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허락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전방개척선교
그동안 중국의 개혁개방과 한중수교 이후 한국교회를 통한 중국선교는 중국선교에 있어 새로운 역사를 세워갔다. 한국교회의 중국선교는 어려운 시기마다 고비를 넘기면서 이미 숫자면에서나 사역 형태에서도 엄청난 발전과 다양성을 이루며 많은 열매들을 맺어 가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중국선교에 있어 전방개척선교를 지향해야한다.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마지막 선교과업을 이루기 위해 전방개척선교의 중요성은 강하게 제기되고, 한국 선교계에서도 전방개척선교사역에 대한 전략들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교회의 중국선교에 있어서 전방개척선교는 미흡했다. 넓은 중국 땅을 하나의 국가 단위 선교대상으로만 보았기에 때문이다. 선교전략적인 면에서 소홀하거나 간과되는 지역이 많아 결과적으로는 중국의 지역별, 종족별 불균형을 이루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CAS시스템에 따라 중국을 성(省)별로 세분화하긴 했으나 전체적인 전방개척지수에 따르면 중국은 F1(복음주의자비율이 5%이상인 경우)에 해당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중국은 실제적으로 전역이 복음을 전하기가 자유롭지 않고, 지역에 따라서는 박해가 심하고 복음주의자비율이 거의 0~1%에 이르는 지역이 넓은, 수많은 미전도 종족들이 있는 국가인 것을 충분히 배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현장에 있는 중국선교사들조차 중국선교의 초기부터 중국전체를 하나의 개념으로 생각하고 실제적으로는 다소 긴장감이 떨어지는 지역의 사역조차도 그 범주에 포함 시킨 것이다. 하지만 중국을 지역적으로 볼 때 하나의 지역으로 볼 수 없기에 세분화된 ‘지역개념의 선교’와 종족에 대한 이해를 중심으로 본 ‘종족개념의 선교’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 향후는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보다 미전도된 지역과 종족을 향한 사역을 집중해야할 것이다.
부족하나마 전방개척선교적 관점에서 사역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중국대학선교회(CUM)는 “중국의 모든 대학 내에 예배공동체를 세우고, 중국의 모든 소수민족가운데 재생산하는 교회를 개척하는" 것을 목표로 중국선교의 전략적 모형인 CUP모형을 바탕으로 도시(C)와 대학(U), 종족(P)을 연계한 선교전략을 가지고 사역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대학 내에서의 전도와 양육을 통한 헌신자의 발굴, 이에 따른 캠퍼스 및 도시가정교회 개척, 나아가 소수민족지역에의 전도와 교회개척를 병행하고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중국선교의 완성과 중국교회의 선교중국으로의 역량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대학선교
이러한 대학과 도시, 종족의 통합적 선교의 입장에서 중국과 중국선교를 전방개척선교 관점으로 살펴보고 전망해 본다면, 우선 대학선교에 있어서 2009년은 아주 중요한 시기로 본다. 이미 중국의 많은 캠퍼스 내에 선교사들에 의해서였든 자생적이든 많은 성경공부 모임들이나 교회들이 세워지고 있다. 최근 중국의 대학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규모를 키워가고 적극적으로 학생들을 유치하다보니 대부분의 대학들에는 전국단위로 학생을 모집되어 거의 비슷한 대학문화를 형성하면서 복음의 수용력이 증대되었다. 또한 대학생들 중에는 어릴 때부터 신앙가운데서 자라거나 이미 신앙의 배경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있어서 이들에게 도전을 주고 양육이 잘 이루어 질 때에는 이들을 중심으로 한 교회개척도 가능해졌다.
소위 빠링(八零; 80)세대로 불리는 그룹의 주류를 형성하는 2,000만 명이 넘는 중국대학생들은 중국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다. 지금이 바로 중국교회가 새로운 지도자들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80년대 중국교회 부흥 때의 지도자들은 이미 고령화되어가고 있기에 중국의 새로운 환경을 이해하면서 교회를 개척하고 이끌어야할 젊은 지도자들을 양육해야 한다. 중국교회의 미래는 바로 여기에 있다.
도시선교
도시선교를 전방개척적 관점에서 본다면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도시의 비중이 날로 증가하고 인구의 집중은 더 커지고 있다. 이미 전통적으로 중국경제의 기반이었던 농업은 많이 약화되고 도시의 2,3차 산업으로 경제구조가 급격히 변하면서 중국교회의 근간이었던 농촌 가정교회 또한 노령화를 맞고 젊은이들은 도시로 떠나게 되었다. 이제 중국교회는 농촌 가정교회와 함께 도시가정교회의 성장에 희망을 가지게 된다. 최근의 대도시 중심의 가정교회들은 중국당국의 정책에 기본적으로 협조하며 개방적이면서도 더욱 뜨겁게 부흥하고 있다. 특히 캠퍼스주변이나 지식층 중심의 교회가 그러한데 이를 통하여 중국교회의 전통적 모습들이 많이 변해가고 있다. 또한 도시 저소득층이나 일부 농민공의 집단 주거지역에서도 교회의 부흥이 일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몇몇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관문적 기능이 큼에도 불구하고 복음화율이 12%대에 머무르는 도시가 대다수이며 영적으로는 더욱 피폐해져가고 있다. 물질이 거의 신(神)의 자리에 놓여있고 이를 위해 살아가는 대다수의 도시민들의 삶에는 그다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그들에게 더욱 복음이 전해지도록 힘써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미 중국의 도시에서 직업이나 소득 등에 따라 계층화 되어버린 상황을 뚫고 관계성의 전도와 함께 중국인 스스로 감당할 힘을 키워야 한다. 실제적으로 교회개척과 복음의 확산이 중국인 스스로에 의해서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곳이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미전도 종족선교
미전도 종족선교의 관점은 전방개척선교와 맥을 같이한다. 전방개척선교가 미전도 종족 복음화를 중심으로 한 시각에서 출발하였기에 더욱 그러하다. 종족을 동일한 언어와 문화를 가진 언어인종학적 집단의 사람들이라고 볼 때, 중국에는 아주 다양한 종족들이 존재한다. 이는 넓은 땅에서 언어학적으로 다른 큰 종족집단들의 충돌과 복잡한 지형적 원인이 주원인이지만 또한 긴 역사를 지나오며 복잡하게 형성된 것이다. 종족집단의 형성과정은 고대로부터 한장어계(漢藏語系, Sino-Tibetan Languages)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남방계의 오스트로-아시아어계(Austro-Asiatic Languages)와 북방계의 알타이어계(Altaic Languages)가 섞이고 심지어 오스트로네시아어계(Astronesian Languages), 인도-유럽어계(Indo-European Languages)의 종족까지 섞이는 큰 종족집단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중국종족의 분류는 정부가 공식적인 56개 민족으로 나누고 있으나, 선교적으로 분류한다면 지금까지는 폴 해트웨이(Paul Hattway)가 정리한 오퍼레이션차이나(Operation China)에서 분류된 490여 개 종족으로 나누고 있다(오퍼레이션차이나 한국어판은 2007년 8월에 중국대학선교회에 의해 번역 출판되었다). 또한 그들이 살고 있는 지역은 대체로 언어권별로 가까이 모여 있으나, 한족을 제외한 통칭 소수민족은 현 중국 국경근처의 변방지역과 중부 산악지역에 주로 분포되어 있고 상대적으로 열악한 생활환경과 조건 속에서 살고 있다. 그들이 집단적으로 살고 있는 지역을 성(省)단위는 자치구(自治區), 시(市)단위는 자치주(自治州), 현(縣)단위는 자치현(自治縣)으로 불린다. 일반적으로 선교계의 미전도 종족의 기준인 대략 복음화율 5%이하를 기준으로 할 때, 중국의 미전도 종족의 수는 대략 400여 개에 이른다. 이는 미전도 종족 중심 중국선교의 관점에서는 큰 부담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와서는 몇몇 종교권과 변방지역의 종족을 제외하고는 급속하게 한족화되어 가고 원주거지에서 젊은이들은 점차 떠나 도시로 학업이나 취업 등으로 이주해가고 있다. 또한 소수민족 거주지로의 접근이 더욱 용이하게 도로들이 닦기고 확장되어서 소수민족 사역에 좋은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 최근 도시로 나온 소수민족에 대한 집중적인 전도와 소수민족을 훈련시켜 그들의 원거주지 지역으로 다시 보내어 사역을 하게 하는 일들이 크게 일어나고 있는 것은 참으로 고무적이다. 이렇듯 중국소수민족의 변화는 크게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선교계는 아직 이러한 상황을 제대로 자료화하지 못하고 시대에 맞지 않는 자료를 사용하고 있기에 향후에는 보다 철저한 현지리서치를 통해 종족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정보를 업데이트 하여 적극 활용해야 한다.
그 외에 2009년에 예상되는 공안적 환경에는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 중국선교와 공안은 아주 밀접한 사이로 떠놓을 수없는 관계이기에 그 흐름에 주시할 수밖에 없다. 근래 들어 중국당국은 한국교회와 중국의 공식적인 삼자교회의 빈번한 교류와 한국 내에 심어 놓은 정보원들에 의해 파악된 자료를 통해 한국교회에 대한 이해와 한국교회의 중국선교 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파악이 끝난 상태인 것으로 보고 있다. 통전부를 비롯한 종교 감시 당국과 공안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들은 다소 지양하고 더욱 은밀하게 정보를 파악할 것이며 예전과는 달리 통신정보의 발달로 중국전역에 걸친 정보망과 기동력의 향상도 꽤할 것으로 본다.
또한 2009년에는 중국 내에서 이단의 더욱 거센 활동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 그동안 중국의 이단들은 농촌을 중심으로 활동하다가 이제는 캠퍼스를 전략지로 잡고 침투하기 시작했다. 최근 A도시의 대학주변에서는 몇 명의 학생이 실종하는 일이 발생했는데, 중국공안에서 추적하는 가운데 동방번개(東方閃電)에 의해 납치되어 세뇌교육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캠퍼스 주변의 가정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학생들을 납치하고 감금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연합된 전방개척선교로 나아가자
2009년은 중국사역에 있어서 더욱 용기와 지혜가 필요한 시기이다. 한국교회의 중국선교 열기가 많이 식고 선교사들도 이제는 중국 상황에 대한 나름대로의 적응으로 다소 매너리즘에 빠져들기 쉬운 시기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러므로 전방개척적 사고와 전략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21세기에 인류역사상 가장 큰 국가를 이루고 있는 중국은 결코 우연히 이루어진 나라가 아니다. 하나님의 뜻 가운데 오래 전부터 계획 된 세계선교의 마지막 과업을 이루게 될 국가인 것이다. 이러한 위대한 비전이 중국교회 자체의 비전으로 세워져 가는 이 시점에서, 중국선교에 가장 쓰임받고 있는 한국교회는 중국선교를 재점검해야 한다.
그동안 중국교회를 돕는 사역이 주류였던 시기는 이제 지나가고 온힘을 다하여 전방개척선교로 나아가야하는 시점이 되었음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한국교회는 중국선교정책에 있어서도 미전도 종족 혹은 미전도 지역에 대한 정책적 고려가 어느 정도였는가를 반성하고, 선교사의 재배치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선교 현지의 종족이나 지역에 대한 연구 및 조사가 얼마나 축적되어 왔는가를 돌아보고 그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축적해 온 선교적 경험과 노하우를 함께 공유해야 할 것이다. 이 모든 역량을 다시금 집중하여 연합된 전방개척선교전략으로 중국선교의 완성을 이루어 가야한다. 이럴 때만이 하나님이 한국교회와 중국교회에게 동시에 허락하신 선교중국의 꿈도 이루어 질 것이다.
이필립 / 중국대학선교회 대표
'†선교후원 사역† > 선교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교한국 9월 북진]열방이 주께 나아오내 (0) | 2009.10.04 |
---|---|
국제사랑의봉사단입니다. (0) | 2009.10.02 |
한국선교연구원이 초대하는 선교학포럼 'Craig Van Gelder의 선교적 교회론' (0) | 2009.09.25 |
하나님의 목적을 나의 목적으로...선교한국 퍼스펙티브스 (0) | 2009.09.15 |
하나님만 의지한 믿음의 선교사들 (0) | 2009.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