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후련하다!
가슴이 후련하다!
강원도 홍천군 희망리라는 곳에 "용간난"이라는 할머니가 사십니다. 1979년 어느 날, 할머니의 남편은 약초를 캐러 갔다가 담뱃불을 잘못 떨어뜨리는 바람에 국유림의 일부를 태웠습니다. 국유림관리소는 할아버지에게 산불피해를 입힌 죄로 벌금 130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그러나 할아버지네 살림이 극도로 어려운 정황을 참작해서 분할상환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안 있어 할아버지는 중풍을 앓다가 숨졌고, 간난이 할머니에게 “나 대신 벌금을 꼭 갚아 달라”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할머니는 넷이나 되는 자녀를 혼자 키우면서도 매년 형편에 따라
3만 원에서 10만 원에 이르는 벌금을 꼬박꼬박 납부했습니다. 너무 늙어 농사를 지을 근력조차 없어지자, 일당 7천 원의 허드렛일로 살아갔는데, 그래도 돈을 모아 단돈 몇 만 원이라도 해마다 빚진 벌금을 냈습니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2001년 가을에 드디어 벌금을 완납하고 나서, 할머니는 말씀했습니다. “이제 빚을 다 갚았으니, 20년 동안 답답했던 가슴이 후련하다. 저승에 간 남편도 이제 편히 쉴 수 있겠다”라고 하셨습니다. 잡지에서 읽은 내용입니다. 요즘처럼 남의 돈 수백 억 원을 먹고도 시침 뚝 떼고 오히려 큰소리치고 사는 사람이 수두룩한 세상에
간난이 할머니의 이야기가 마치 먼 나라 이야기처럼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그토록 오래 걸려야 갚을 수 있는 액수였다면, 그냥 "돈 없으니, 어쩔 거요? 날 잡아 잡수!"하고 버티거나, 아예 야반도주해 버릴 수도 있었을 텐데, 할머니는 20년 동안 뼛골 빠지게 돈을 벌어서 빚을 다 갚았습니다. 평상시에, 저 자신도 빚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은행 빚으로 투기를 하거나 남의 돈을 먹고 종국에는 들통이 나서 감옥행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저런 뻔뻔스러운 인간들이 있나 하고 혀를 끌끌 찼는데, 제가 간난이 할머니처럼 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故 장영희 교수)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이시면서, 동시에 정의의 하나님이십니다. 물론, 그 사랑과 정의는 진실해야 합니다. 거짓된 정의나 거짓된 사랑은 이 세상 사람들에게 덕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해를 끼칠 뿐입니다. 간난이 할머니의 모습, 그야말로 진실 그 자체입니다. 거짓이나 꾸밈이 없습니다. 간난이 할머니의 모습이야말로, 진정 우리 모두가 본받고 따라가야 할 사랑이요 정의입니다. 혹시 이 세상에서는 할머니의 모습이 바보처럼 보일 수도 있겠으나, 우리가 머지않아 저 세상에 가면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인지를 분명히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