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 원은 모두 사라지고..
5만 원은 모두 사라지고..
집에서 조금 떨어진 한 동네를 지날 때면,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특히 토요일 오후에는 그 줄이 더 길어집니다. ‘무슨 줄일까?’ 궁금해서 따라가 보면 로또를 파는 곳이 보였습니다. 로또 명당이라는 간판과 함께 이곳에서 1등 당첨이 40여 차례 나왔다는 문구도 있습니다. ‘과연 저기에서 로또를 사면 당첨될 수 있을까?’ 생각만 하다가 어느 날 그곳에서 로또를 만 원어치 샀습니다. 평일 오후라 다행히 줄이 길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5등에 두 개나 당첨되었습니다. 당첨금은 각각 5천 원이었습니다.
“와, 여기에 뭐가 있긴 있구나!” 기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그 뒤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퇴근길에 다른 판매점에서 로또 5천 원어치를 구입했습니다. 그곳은 명당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무슨 행운인지 4등에 당첨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당첨금 5만 원으로 무엇을 할까?’하고 고민하다가 아내에게 물으니, 아이들과 함께 치킨과 피자를 시켜먹자고 했습니다. 그러나 제 마음속에서는 욕심이 스멀스멀 기어 올라왔습니다. ‘지난번 그 명당에서 로또를 5만 원어치 사면 1등에 당첨될지도 몰라.’ 결국 아내의 말을 애써 모른 체하고 로또 명당으로 향했습니다.
토요일이라 30분 넘게 줄을 서서 기다린 끝에 로또 5만 원어치를 손에 쥐었습니다. 내심 당첨을 기대했으나, 어떤 번호도 당첨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5만 원은 모두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아내 말을 들을 걸..!’ 후회가 밀려들었습니다. ‘돈 욕심이 우리 가족의 작은 행복을 밀어내 버렸구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확실히 돈에 기울어진 삶의 모습이었습니다.(조병익)
제가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나도 돈을 참 좋아한다. 그러나 사랑까지는 하지 않는다."라고 말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돈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많을수록 좋습니다. 하지만, 그 돈을 취하는 방법에 무리가 있을 경우, 인생을 망칠 염려가 많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땀을 흘리지 않고서 먹고 살려는 사람을 "불한당(不汗黨)"이라고 합니다. 땀을 흘리지 않는 무리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자랄 때에는 ‘불한당’이라는 말이 가장 무서운 욕으로 알았습니다. 로또가 하나님의 방편으로 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적당히 해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