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적으로 양동 보는 나..
서울의 한 남자고등학교에서 근무할 때 있었던 일입니다. 수업을 끝내고 교실 밖으로 나가려는데 한 학생이 쭈뼛쭈뼛 다가와서 상담 요청을 했습니다. 수업 시간에 집중도 잘 하고 꽤 성적도 좋은, 친구들 사이에서 모범생으로 통하는 학생이었습니다. 상담실에서 이야기를 나누려고 마주 않았는데 그 학생이 제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를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한참을 머뭇거리길래 제가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민호(가명)야,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털어놓기 되게 불편한 이야기인가 보다. 아직 준비가 안 됐으면 나중에 네가 준비됐을 때 다시 찾아와도 돼! 기다릴게." ".. 음.. 아니에요.. 선생님께는 지금 말하고 싶어요." 어렵게 입을 연 민호는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자기의 이야기를 덤덤하게 하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 요즘 공부가 잘 안돼요." 이 말만 듣고 저는 민호가 성적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곧 이어서 민호가 꺼낸 이야기는 정말 제가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였습니다. "요즘 지나가는 여자들이 전부 그런 여자로 보여요. 그래서 무엇을 하든 집중이 안 돼요." "그런 여자라니? 무슨 의미야?" "그.. 있잖아요.. 야공에 나오는 여자들이요." 알고 보니 민호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야동 중독에 빠져 있었습니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시다 보니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야공을 보게 됐었답니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점점 빠져들기 시작했고 지금은 습관처럼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루라도 야동을 보지 않으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중독이 되어 버려서 이제는 공부하는 것도 힘들고 두렵다고 했습니다. 지나가는 여자를 보면 자꾸 지난밤에 봤던 영상이 생각난다고 했습니다. 이러다가는 정말 큰일이 생길 것 같아 무서워서 저를 찾아왔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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