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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학교 교사에게 지금 꼭 필요한 "인내"

예림의집 2019. 8. 29. 15:09

교회학교 교사에게 지금 꼭 필요한 "인내"


이른바 문제아들을 향한 접근의 기본 틀은 교회 밖이나 안이나 동일합니다. 우리 교회 중 가운데 문제아들이 좀 있었습니다. 무려 열두 명인데, 이 친구들이 중등부 수련회에 모두 참석하여서 수련회를 초토화시킨 적이 있습니다. 아무도 이들을 통제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나중에 나름 변화와 결단을 다짐하였고, 이후로 교회에서는 이 아이들을 이열(이정현의 열두 제자)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이열 무리 가운데 정수(가명)라는 학생이 있는데, 교회를 잘 나오지 않아서 계속 교회 좀 나오라고 연락했습니다. 여느 때처럼, 주일 아침이 되어서 또 정수에게 연락을 취했습니다. 제발 불법 아르바이트 그만하고 교회로 오라는 내용을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정수가 페이스북으로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시발 내 인생에서 꺼지고 신고하지 마! 시발놈이 존나 앵간 건드려야지 처음에 상종을 안 해야 돼! 그니깐 사람 사이가 중요한 거야 시발아 신고하면 뒤진다. 시발 놈아! 어린놈한테 욕먹고 댕기니깐 좋지? 응도에 경찰 뜨면 니 대가리 후리러 간다.”

이 메시지는 내가 주일에 설교하기 5분 전에 받은 것입니다. 이후에 이러한 내용을 알고 다른 ‘이열’ 친구들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자신들에게 맡겨주면, 정수를 패든지, 묻든지, 조폭 형님께 보내든지 하겠다는 나름 나에 대한 감사의 제안들이었습니다. 그때 그 친구들에게 물었습니다. “정수를 패면 정수가 과연 달라질까?” “정수를 묻으면 정수가 변할까?” 아이들은 아무런 대꾸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들도 알고 있는 겁니다. 때려서 변화될 친구가 아니라는 것을..

시간이 몇 달 지났습니다. 여름 수련회 때가 되자, 이열 친구들이 이번에도 모두 수련회 참가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번 수련회 때처럼 큰 불상사는 없었지만, 아이들이 그다지 달라지지는 않은 것 같았습니다. 수련회가 다 끝난 후에 아이들이 내게 쓴 롤링페이퍼를 하나씩 읽어 보았습니다. 거기서 내 눈을 믿을 수 없는 정수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나는 눈물을 글썽이며 한참 동안 그 글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습니다. 정말 놀랐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목사님께 무례한 행동을 많이 했지만, 목사님께서 제게 “다 좋아질 거야.” 등등 저에게 좋은 말만 해주셨습니다. 이번 여름 수련회 때 준원이 형한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저번에 목사님에게 심한 욕을 했을 때 준원이 형이 절 엄청 많이 혼 내려다가 목사님께서 준원이 형에게 “준원아, 내가 정수를 제자로 키울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목사님, 많이 죄송하고 존경스럽습니다. 저도 잘 커서, 목사님의 진정한 제자가 되겠습니다. – 정수 드림

아이들에게 철이 없느니 속이 없느니, 그런 표현을 우리는 자주 합니다. 그렇지만 아이들도 알 것은 다 알고 있는 것입니다. 한순간 자기도 모르게 좋지 않은 행동을 한 것일 뿐이고, 마음속으로 뉘우치고 있는 것입니다. 많은 아이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혼내서 변화되는 아이는 없다는 것입니다. 비난과 폭력으로 바뀌는 아이도 없다는 것입니다. 인내라는 것은 비단 문제아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모든 아이들을 향해서 필요한 것입니다.


한 번은 연말에 어떤 교사가 교사직을 그만둔다고 했습니다. “선생님, 왜 그만두려고 하세요?” “아이들이 도무지 반응이 없어요. 제가 교사를 해 봤자 아무런 변화나 역사가 일어나지 않더라고요. 이제는 그만두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분이 한 주 후에 마음을 바꿔 계속 교사를 하겠다는 연락을 했습니다.

“정말로 올해까지만 교사를 하고 그만두려고 했는데, 갑자기 한 학생에게 ‘선생님, 1년간 감사했습니다.’라는 문자를 받았어요. 평소에 아무런 반응도 없고, 대꾸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제 문자에 한 번도 답장을 하지 않던 아이가 보낸 문자거든요.” 이 학생의 감사 표현이 그 선생님의 마음을 변하게 한 것입니다. 그 이후 계속 교사로 섬기고 있는데, 정말 탁월하게 교사 직분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볼 때는 아이들이 우리의 말을 듣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은 다 듣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보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다 보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름대로 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는 우리 아이들을 볼 때마다 떠오르는 그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빙산입니다. 빙산은 물 위에 돌출된 부분은 작지만 물 아래 잠겨져 있는 얼음 부분은 무척 큽니다.

지금 아이들의 모습에서 신앙이 돌출된 부분은 아주 작은데, 우리는 그것이 전부인 양 아이들을 평가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교사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이 아이들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숨겨진 부분들이 조금씩 위로 올라오게 됩니다. 이것 때문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