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과 지루함
나태는 영적 메마름, 정신적 고갈, 마음 내키지 않음, 지루함, 기쁨의 부재 등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우울함과 지루함입니다. 아퀴나스는 나태를 "선에 대해 슬퍼하는 것"이라 정의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나태에 빠지면 하나님의 선하심과 창조 세계의 아름다움을 보면서도 시큰둥하고 우울해지곤 합니다.
에바그리우스와 카시아누스는 수도사들을 위해 여덟 가지 대죄 목록을 만들면서 나탸외 우울(tristitia)을 각각 나란하게 목록 안에 넣었습니다. 카시아누스는 우울이 일어나는 원인을 세 가지로 정리하였는데, 첫 번째 주요한 원인이 바로 분노라고 보았습니다. 분노가 새소되지 않으면 반드시 우울증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둘째, 바라고 성취하고 싶었던 것이 좌절될 때 우울해집니다. 수도사들의 경우, 기도 생활에서 하나님의 응답을 얻지 못하고 수도 생활에서 어떤 만족이나 기쁨을 맛보지 못할 때 낙오감과 좌절감이 생기면서 우울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도달하고 싶은 영적 목표에 이를 수 없다는 비관적 생각에 무기력해지고 금욕과 기도에 대한 의욕이 사라집니다.
셋째로, 이유 없이 우울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영혼의 적인 마귀가 실제 상황과는 다른 부정적 방향으로 생각하도록 선동하기 때문에 우울에 빠지는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우울하며 미래가 보이지 않고 그 어떤 전망이나 계획도 세울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절망하고 자포자기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울은 병이면서도 큰 죄가 되는 것입니다. 수도사들이 이것을 독립된 죄로 본 것도 이런 이유와 관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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