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뻐하며 왕께 노래 부르리, 소리 높여 할렐루야 부르리~.”
1일 오전 8시40분이 되자 분홍색 티셔츠를 입은 50여명의 어린이들이 교회 강단에 섰다. 신시사이저, 드럼, 베이스기타 연주자도 모두 중·고등학생들이다. 인구 17만1000여명의 농촌도시에 1000여명의 주일학교 학생들이 출석하는 충남 당진 동일교회(이수훈 목사) 1부 예배 풍경이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드리는 예배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소속의 이 교회는 1996년 개척 때부터 특이했다. 교회는 아스팔트 대로에서 구불구불한 농로를 따라 2㎞를 더 들어가야 한다. 산 속에 있는 교회는 전원교회로 시작한 것도 아니다. 폐가, 비닐하우스에서 첫 모임을 가졌다. 초창기에는 교회로 가던 차량이 논두렁에 처박히기도 했다. 지금도 주일날만 되면 1차로 농로를 따라 교회로 향하는 차량이 수백m씩 꼬리를 무는 장관이 연출된다.
교회는 초·중·고등부 예배가 따로 없다. 부모가 자녀의 손을 잡고 예배를 드린다. 그래서 예배당 좌석 1200석 중 절반이 학생들이다. 아이들의 잡담으로 예배분위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기우였다.
이수훈(62) 목사의 설교가 시작됐다. 전도서 2장을 본문으로 ‘함께하면 이깁니다’라는 제목의 설교였는데, 초등학생이 듣기엔 약간 어려운 듯했다. 그래도 말씀노트를 적느라 여념이 없었다. 아이들은 빼곡히 적은 말씀노트를 갖고 오는 7일 청소년 구역예배인 패밀리처치(Family church·패처) 때 발표한다.
축도 후 정연우(7) 김윤철(8) 군이 등단했다. 정군이 주먹을 꽉 쥐고 두 팔을 벌려 웅변자세를 취했다. “저는 두 가지 꿈이 있습니다. 첫째는 공군 조종사가 되는 것입니다. 다섯 살 때 봤던 비행기가 너무 멋져 전투기를 조종하고 싶었습니다. 두 번째는 공룡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공룡 화석을 발견하고 제 이름을 따서 ‘정연우사우르스’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싶습니다.”
박수가 터져 나왔다. 손자 손녀의 웅변을 듣기 위해 조부모가 난생 처음 교회 문턱을 넘기도 한다. 2부 예배 분위기도 비슷했다. 학생 수가 1부보다는 적었지만 부모와 자녀가 함께 예배드리는 모습은 흔한 풍경이었다.
예배를 마친 1000여명의 아이들은 유아·유치·초등·중등·고등부 소그룹에 참석하기 위해 흩어졌다. 모임은 학년별이 아닌 동네 12개 교구별로 진행된다. 뮤지컬 공연, 성경퀴즈, 머핀 만들기 등을 하며 복음을 다시 소개한다. 중강당, 세미나실, 카페, 식당, 계단 등 교회 곳곳은 아이들로 붐볐다. 마치 40학급 규모의 초등학교를 산중에 옮겨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차세대 위해 쉼 없이 구르는 ‘4개 바퀴’
교회는 주중에도 다음세대를 위해 4개의 ‘바퀴’를 쉼 없이 굴린다. 살렘어린이집, 비전스쿨(방과후 학교), 시내산기독학교(대안학교), 예수촌지역아동센터가 그렇다. 이들 바퀴는 패처라는 ‘축’을 중심으로 굴러간다. 그래서 동일교회는 일주일 내내 다음세대로 북적인다.
우정권(47) 안수집사는 “농촌에서도 이렇게 모이는데 수도권, 대도시에서 다음세대가 없다는 것은 고정관념, 패배의식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무조건 ‘안 된다’는 논리 뒤에 숨어 안주하지 말고 다음세대를 위한 변화를 꾸준히 시도한다면 아이들이 찾는 교회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상당수의 목회자들은 ‘다음세대가 교회를 떠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동일교회만큼은 그 분석이 하나도 들어맞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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