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베드로후서와 유다서가 외경을 인용하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우리의 입장에 대해 쓰시오.
A. 역사적으로 베드로후서와 유다서는 외경을 인용한 것으로 인해 정경으로 여겨지지 않기도 했었다. 우선 베드로후서에 대해서는 시리아 지역에서 베드로후서는 문제가 있었다. 시리아의 페시타역(주후 411년)에 포함되지 않았다. 시리아 지역에서 문제가 된 이유로는 베드로후서와 유다서가 “모세의 가설”과 “에녹서”를 간접적으로 인용하기 때문이다. 이 두 문헌은 천사들에 대해서 지나친 사변에 빠진 외경들이다.
그리고 유다서에 대해서는 유세비우스는 유다서의 정경성이 논쟁이 되었다고 분류했다. 서방 기독교에서는 외경을 인용한 사실이 외경의 작품들의 권위를 더 인정하는 쪽으로 생각했으나, 동방 기독교에서는 외경 인용 자체가 유다서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이해했다. 제롬은 말하기를, “유다가 외경인 에녹서를 권위서로 보고 거기에 호소했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유다서를 거절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유다서를 보면 6절의 경우, ‘납달리의 유언 '와 8절의 ’아세르의 유언'도 그 흔적을 찾을 수는 있다. 에녹서는 주전 1세기에서 주후 1세기에 걸쳐 기록된 외경이다. 유다는 15절에서 에녹서 1장 9절을 인용한다. 14절에서 에녹을 아담의 7대손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에녹서 60장 8절에 나오는 말이다. 6절과 13절에 나오는 타락한 천사들에 대한 묘사도 에녹서에서 온 것이다. 9절 “천사장 미가엘이 모세의 시체에 관하여 마귀와 다투어 변론할 때에 감히 비방하는 판결을 내리지 못하고 다만 말하되 주께서 너를 꾸짖으시기를 원하노라 하였거늘”은 ‘모세의 가설’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단편으로만 존재하지만, 그 책을 알고 있었던 오리겐과 클레멘트와 디디무스도 그렇게 주장했다. 아마도 1세기 초에 기록된 것으로 보인다. 모세의 가설과 에녹서는 초대교회에서 높게 평가되었다. 유다가 그 책들을 성경으로 생각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 책들은 그가 글을 쓰면서 그 상황을 묘사하는데 적절했기 때문에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독자들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러한 인용 자체가 문제되는 것은 아니다. 그 당시의 풍습이나 격언들도 성경에 인용되기 때문이다. 바울의 경우도 당시의 이교 철학자의 이론을 인용했다(행17:28, 고전 15:32, 33, 딛 1:12). 이교도의 글을 인용한다고 해서 바울이 그 입장을 지지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고전 10:4에서 랍비의 미드라쉬를 바울은 인용한다. 히브리서 저자는 필로의 작품을 자주 간접적으로 인용하기도 했다. 딤후 3:8에서 얀네와 얌브네가 바로 앞에서 모세에게 도전했던 마술사라고 한다(이것은 출 7:11에 근거한 유대 하가다의 내용으로 외경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천사들이 율법을 주는 수단이라는 것도 그렇다(갈 3:19, 히2:2). 행 7:22, 약 5:17, 히 11:37도 다 외경을 인용한 것이다. 그래서 유다서가 외경을 인용했기 때문에 정경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거나 그것 때문에 논란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플러머는 말하기를, “유다는 아마 미가엘과 사탄 사이의 투쟁에 대한 이야기를 믿었을 것이다. 그러나 설령 그가 신화라는 것을 알았다 하더라도 그것이 독자들에게 친숙한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예증으로 사용했을 것이다” 영감된 저자라 하더라도 당시의 사상을 인용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성경 저자를 사용하실 때 기계적으로 인간을 사용하시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지성과 모든 성품들을 유기적으로 사용하시어 성경을 집필하였다는 유기적 영감설을 믿는다. 베드로후서와 유다서의 저자들은 각자 외경을 인용함에 있어서 성령님의 인도하심으로 올바르게 분별하였을 것이다. 따라서 이 두 서신서의 정경성을 의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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