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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골산 칼럼 제1499호 /병원에서 경험한 일

예림의집 2011. 3. 18. 13:01

창골산 칼럼 제1499호 /병원에서 경험한 일

제14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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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에서 경험한 일

 

 

 

 

병원에서 일하는 남자직원들은 당직이라는 근무를 하게 된다.

근무를 하면서 병원 내에 일어나는 다양한 일중에 가장 중요한 일은 환자를 트랜스피하는 일일 것이다.

많은 날들을 근무하면서 잊혀 지지 않는 트랜스퍼가 있다.


날씨가 제법 쌀쌀한 것으로 기억되는 일요일 당직 이였다.

출산한 산모를 신생아와 함께 혜림원이라는 사회복지시설로 태워주게 되었다.

아이를 안고 내려온 산모는 그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맨발에 스러프를 신고, 울먹이고 있었다.

대개 이이를 낳고 난 산모는 혜림 원으로 돌아가 자신이 낳은 아이를 입양 보내는 절차를 밟게 된다.

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어째 거나 아이를 안고 나오는 산모를 혜림 원으로 옮겨주는 일은

선득 내키는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추운 날 당랑 아이 하나만을 안은 채 맨발로 나온 산모는 아이를 바라보며 계속 울먹이고 있었다.

그 맨발이 얼마나 추웠을까? 난 슈퍼로 달려가 양말을 하나사서 신으라고 했는데,

고맙다고 말하면서도 연방 아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울고 있는 산모의 모습은 참 애처롭기 비할 데 없었다.


그전에도 저런 모습의 산모를 혜림 원으로 몇 번 태워 갔었다.

어김없이 입양절차를 밟고 그렇게도 눈을 못 떼던 아이를 입양 보낸 후,

울면서 내려오는 산모들의 모습을 몇 번 보아 왔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렇게 될 것을 생각하니 너무나 가슴 아팠다.

차로 혜림 원까지 가는 동안에 저 엄마와 아이에게 허락된 마지막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렇게 멀지 않은 혜림 원까지 최대한 정숙하게 운전하며 그 시간을 방해하지 않으려 했고 일분이라도

더 함께 하기를 바랐다.


운전해서 가는 동안 차안에 조용히 흐느끼는 산모의 울음소리는 참 마음 아팠다.

아이를 낳아서 입양 보내는 그 마음은 도대체 어떨지 상상조차 가지 않았다.

다른 산모들은  병원에서 가족들이 아이를 안고 행복한 표정으로 퇴원하는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에 마음이 답답하고 안타가울 뿐이었다.

혜림원에 도착하고 산모는 울면서 올라왔다.


“힘내세요! 

무뚝뚝한 내가 기껏 해줄 수 있는 말이라곤 고작 이정도 이었다.

저렇게 올라가면 조금 있다가 양부모에게 넘기는 절차를 마치고 산모는 또 울면서 내려올 것이다.

당시엔 혜림원숙소와 사무실이 가까운 거리지만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내려오는 숙소까지 데려다주기 위해

울면서 내려오는 모습을 기다려 봐야만했다.

다른 산모들과 달리 좀 시간이 걸렸다.

잘 알려져 있는 이야기의 마지막을 보는 것처럼 나는 뻔  한 결말을 그렇게 기다리고 있었다.


현관 쪽에서 그림자가 움직이고 다시 산모가 내려왔다.

산모는 아이를 다시 안고 내려왔고 함께 내려온 관계자들은 어려운 결심에 대해 격려와 걱정을 아끼지 않고 있었다.

다시 차를 타고 혜림원숙소로 이동 중 어렵게 입을 떼어 물었다.


“키우기로 하셨어요?”

“네”

산모의 대답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어려운 결정일지는 모르지만 ...나중에 후회하지는 않으실 겁니다.”


당사자의 어려움 같은 건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엄마와 아이가 떨어지지 않게 되었다는

사실에 어쩌면 철없이 뱉은 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엄마는 후회하지 않을 각오로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믿고 싶었다.

숙소로 가는 동안 엄마는 아이를 보며 울지 않았다.

보낼 생각에 그렇게 울었다면 이제 아이로 인해 엄마는 웃음을 찾게 될 것이다.

짐이 많아 숙소까지 함께 올라갔는데, 문을 여니 비슷한 처지에 있는 다른 산모들도

마치 자기 아이인양 반갑게 아이와 엄마를 맞이했다.


아이로 인해 이젠 힘든 삶이 앞을 맞이하고 있다 해도, 어떻게든 이겨 나가겠구나 하는 생각에 웃음이 나왔다.

엄마와 아이를 뒤로하고 나올 때 산모가 나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

산모에게 스스로의 삶에 있어 더 큰 어려움을 선택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랑하는 아이가 커가는 모습과 그 아이를 위해 살아가는 삶속에서 더 큰 행복을 찾게 될 것임을 믿고 싶다.


나는 돌아오면서 그 산모는 참으로 지혜로운 분으로 생각되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격어야 할 어려움도 있겠지만 보다 자식을 버렸다는 죄책감이 더 컬 테니까,

그래도 키우면서 수반되는 고통은 모성애로 극복할 수 있지만,

핏덩이를 버렸다는 죄책감은 평생 잊을 수 없기 때문에 말이다.

오늘은 대단히 기분 좋은 하루의 트랜스퍼였다.

출처/창골산 봉서방 카페 (출처 및 필자 삭제시 복제금지) 

 

 

 필      자

      이연우

대구 남구 대명동
가평장로교회

lyw789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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